짐바브웨 군부, 독재자 무가베에 경고

입력 2017-11-14 19:52
사진=AP뉴시스

아프리카의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93·사진) 짐바브웨 대통령을 향해 군부가 쿠데타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아내가 권력을 이어받기 쉽도록 2인자이자 오랜 동지였던 부통령을 내쫓은 데 따른 반발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짐바브웨 군부 수장인 콘스탄티노 치웽가 장군은 1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군은 혁명을 수호하기 위해 (정치) 개입도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숙청은 명백하게 해방투쟁에 참여한 당(집권당 자누PF) 인사들을 겨냥하고 있다”면서 “당장 멈춰야 한다”고 했다. 회견에는 군 핵심간부 90명이 동석했다.

무가베는 지난 6일 충성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짐바브웨 해방투쟁을 함께했던 에머슨 므난가그와(75) 부통령을 해임했다. 아내 그레이스 무가베(52)에게 권력을 넘기기 위해서다. 그러나 군부에 영향력이 큰 므난가그와가 반격할 태세를 보이면서 쿠데타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레이스는 지난 8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호텔에서 아들을 방문한 20세 여성을 폭행하는 등 경솔한 행실로 여론의 지탄을 받아 왔다. 므난가그와 부통령이 해임되기 하루 전날에는 한 집회에서 “남편에게 내가 대통령직을 물려받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발언하며 노골적인 권력 의지를 드러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