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를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제20차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해 한·중·일 3국 협력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중 관계 복원 기틀이 놓인 데 이어 한·중·일 3국 협력체계 복원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마닐라 국제컨벤션센터(PICC)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아세안과의 미래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북핵 및 국제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회의에는 아세안 10개국 정상과 문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등 한·중·일 정상(급) 인사가 모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진정한 동아시아 공동체는 한·중·일 3국과 아세안 간의 지리적 경계가 없는 유대감 속에서 실현될 수 있다”며 “또 아세안 중심성을 존중하는 가운데 한·중·일 3국과 아세안 간 상호 선순환적 협력을 통해 동아시아 공동체 건설에 기여할 수 있도록 3국 협력 정상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필리핀에선 문 대통령과 리 총리, 아베 총리와 리 총리 회동이 잇따라 이뤄졌다. 한·중·일 관계 복원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2015년 11월 이후 개최되지 않았던 한·중·일 정상회의가 12월∼내년 1월 개최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도 참석해 북핵 문제 해법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 핵·미사일 문제가 지역적 차원을 넘어 전 세계적 위협이 되고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 도발을 억제하고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모든 외교적 수단을 동원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반도 평화를 이끌어내려는 정부 노력에 대한 지지를 요청하고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할 수 있도록 각국 정상의 관심과 성원도 부탁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와 회동하고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메드베데프 총리와 만나 “한·러 간 전략적 협력이 한반도와 동북아는 물론 유라시아 대륙의 평화·안정·번영에 구심점이 되도록 노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메드베데프 총리는 “우리는 한국과 같이 한반도 평화에 깊은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이는 우리가 모든 무대와 분야에서 지키는 원칙적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선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문제를 논의했다. 리 총리는 “경제적으로 양국은 좋은 무역 관계를 가지고 있고, FTA도 시행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이를 더 개선해 잠재력을 키워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닐라=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文대통령 “한·중·일 협력 정상화 노력”… 3국 정상회의 가시화
입력 2017-11-14 1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