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으로 돌아오겠다는 아이들과 약속을 지키고 싶었어요.”
사학재단 비리를 폭로해 해직됐던 교사가 약 8년9개월 만에 교단으로 돌아왔다. 서울 동작구 서울공업고에 새로 채용된 김형태(사진) 교사는 1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초임 교사라는 마음을 갖고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치겠다”고 했다.
서울 양천고에서 해직됐던 김 교사는 13일 서울공고에 첫 출근을 했다. 지난해 12월 제정된 ‘서울시교육청 공익교사 공익제보자 지원조례’에 근거해 공립학교에 특별 채용된 첫 사례다. 시교육청은 지난달 16일부터 31일까지 교육공무원법 특별채용 조항 및 서울교육청 공익제보 지원 및 보호에 관한 조례 등에 근거해 특별 채용을 진행했다.
김 교사는 “사립학교의 비리를 근절하는 지름길 중 하나가 공익제보자에 대한 보호와 지원”이라며 “앞으로도 저와 같이 사학에서 교육자적 양심으로 비리와 맞서려는 분들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교사는 2009년 양천고에서 국어 교사로 근무하던 중 학교 급식소 운영 비리 등을 폭로했다가 비공개 문서를 외부로 유출하고 유언비어를 퍼트렸다는 이유로 파면당했다. 2010년 서울시 교육의원에 당선돼 4년간 의정활동을 했다. 교육의원으로 일하던 중 파면취소 행정소송에서 승소해 교사 신분을 회복했지만 겸직 논란이 일었다. 지난 2월에는 김 교사의 파면 사유가 됐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등을 검찰이 무혐의 처분함으로써 8년 만에 명예를 회복했다. 그는 “시 교육의원과 시민단체 대표 등 다양한 경험을 하고 교단에 다시 서게 된 만큼 이를 바탕으로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사학비리 폭로 김형태 교사 “꼭 돌아오겠다던 아이들과 약속 8년 만에 지켰죠”
입력 2017-11-14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