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62)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알츠하이머병 치료법 연구에 1억 달러(1118억원)를 내놓기로 했다.
게이츠는 13일(현지시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나는 왜 알츠하이머병을 깊이 파고들고 있나’라는 글을 통해 쾌척 계획을 알렸다. 이미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자선사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 게이츠는 알츠하이머병 관련 기부가 “재단의 사업과는 관계없는 별도의 투자”라고 밝혔다.
게이츠는 미국의 ‘치매 발견 기금’에 먼저 5000만 달러를 지원한 뒤 알츠하이머병 관련 연구를 하는 스타트업(벤처기업)들에 나머지 5000만 달러를 분산 투자할 계획이다.
게이츠는 알츠하이머병을 “우리의 노후를 괴롭히는 모든 질병 중에서도 특히 사회에 크나큰 위협이 되는 병”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런 관심이 가족에서 비롯됐다는 사실도 밝혔다. 게이츠는 “내 아버지가 얼마 전 92세 생일을 맞았다”면서 “가족 중 몇 분이 앓았기 때문에 알츠하이머병은 내가 잘 아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사랑하는 사람이 이 병으로 정신적인 능력이 떨어져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끔찍하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그가 죽어가는 것을 함께 경험하는 느낌도 든다”고 덧붙였다.
알츠하이머병은 미국의 10대 사망원인 중 하나다. 66초당 1명꼴로 발병하고 있다. 그동안 많은 연구가 있어 왔지만 아직까지 결정적인 치료법은 찾지 못했다. 게이츠는 “사람들이 오래 살게 된 것은 기적이지만 생명 연장의 기대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며 “모두가 노후를 즐길 수 있도록 알츠하이머병에 돌파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하버드대는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가 1210만 달러(135억원)를 기부해 공공서비스 분야를 지망하는 학부생 2300명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고 발표했다.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는 마크 저커버그(33) 페이스북 창업자와 부인 프리실라 챈(32)이 2015년 설립한 재단이다. 이 재단은 공공서비스 쪽 취업을 희망하는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스트라이드 장학금 프로그램’에 거액을 냈다. 이번 기부로 하버드대는 프로그램 이름을 ‘프리실라 챈 스트라이드 서비스 프로그램’으로 바꿨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게이츠, 치매 연구에 1118억 기부… 저커버그는 장학금 135억
입력 2017-11-14 2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