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가 삶에 부정적 영향”… 국민 10명 중 6명이 응답했다

입력 2017-11-14 20:37
한국 국민 10명 중 6명은 1997년 외환위기가 본인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10명 중 4명은 외환위기 당시 본인이나 가족 구성원이 실직 및 부도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4일 외환위기 발생 20주년을 맞아 외환위기가 국민의 인식과 삶에 미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달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응답자들은 지난 50년간 한국 경제에서 가장 어려웠던 시기로 외환위기(57.4%)를 지목했다. 이어 2010년대 저성장(26.6%),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5.2%) 순이었다.

국민들은 외환위기가 발생한 가장 큰 원인으로 외환보유액 관리, 부실은행 감독 실패 등 당시 정부 정책(36.6%)을 꼽았다. 취약한 글로벌 금융 안전망 등 국제 환경을 탓한 이는 7.9%에 불과했다. 남미와 동남아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국까지 전이된 것이 주원인이라고 보는 학계와 경제계의 시각과 차이가 컸다. 응답자의 59.7%가 외환위기가 본인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으며, 특히 자영업자(67.2%)와 대학생(68.9%)이 가장 삶의 큰 피해를 입었다고 평가했다.

설문조사 응답자 2명 중 1명은 외환위기를 조기에 극복한 원동력으로 금모으기운동 등 국민들의 단합(54.4%)이라고 답했다. 외환위기로 인한 부정적 영향으로는 빈부격차 확대 등 양극화 심화(31.8%), 대량실직 등 실업 문제(28.0%), 계약직 등 비정규직 확대(26.3%) 등이 비슷한 비중을 보였다.

외환위기의 그림자는 여전히 드리워져 있다. 외환위기가 현재 우리나라에 미친 영향을 묻는 질문에 88.8%는 비정규직 증가를 꼽았다. 그 반대급부로 공무원, 교사 등 안정적인 직업선호 현상(86.0%)도 발생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