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류설 레바논 총리 “조만간 귀국”

입력 2017-11-13 19:00
사진=AP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사의 표명 후 종적을 감췄던 사드 알 하리리(사진) 레바논 총리가 일주일 만에 TV에 출연해 억류설을 부인하며 곧 귀국하겠다고 밝혔다.

하리리 총리는 12일 밤(현지시간)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진행한 레바논 방송 ‘퓨처 TV’와의 인터뷰에서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레바논을 떠났다”며 “나는 사우디 왕국에서 자유롭고 내가 원하면 내일이라도 떠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곧 본국으로 돌아가 사임에 필요한 모든 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정파인 헤즈볼라가 지역분쟁에서 손을 떼면 사퇴 결정을 철회할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이날 인터뷰는 하리리가 사우디 도착 다음날인 지난 4일 현지 방송 연설을 통해 총리직 사임 의사를 밝힌 뒤 처음으로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낸 자리다. 일주일이 되도록 그의 행방이 묘연하자 레바논 안팎에서 사우디가 그를 억류하고 사퇴를 강요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리리 인터뷰는 이런 소란을 잠재우기 위한 대응이지만 사우디 배후설까지 해소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사우디는 이란에 대한 압박을 높이고 중동 내 대립 구도를 확대하기 위해 하리리를 앞세웠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하리리는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헤즈볼라를 이용한 이란의 내정 간섭을 비판했다.

하리리는 인터뷰에서 “이란이 우리나라에 개입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내가 원했던 건 우리나라를 보존하고 지키는 일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