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잇는 소설 ‘현남 오빠에게’ 나와

입력 2017-11-13 21:51
왼쪽부터 김이설, 조남주, 최정화 작가.

‘82년생 김지영’(민음사)을 잇는 페미니즘 소설 ‘현남 오빠에게’(다산책방)가 나왔다.

장편 ‘82년생 김지영’의 저자이자 소설집 ‘현남 오빠에게’의 표제작을 쓴 조남주(39) 작가는 13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방송작가로 일할 때 결혼 초기부터 가정폭력 피해를 본 여성을 만난 적이 있다”며 “피해자가 왜 그런 상황을 스스로 벗어나지 못하는가를 고민하며 이 소설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현남 오빠에게’는 화자인 ‘나’가 10년 동안 사귄 남자친구 ‘현남’의 청혼을 거절하는 편지 형식의 소설이다. ‘나’는 그동안 남자친구가 자신에게 어떻게 보이지 않는 폭력을 휘둘렀는지를 하나하나 폭로한다. 현남은 ‘나’의 음식메뉴부터 수강신청, 직업선택까지 간섭한다. “오빠가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나를 돌봐줬던 게 아니라 나를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사람으로 만들었더라.” ‘나’가 소설 말미에 ‘현남’에게 내뱉는 말이다. 조 작가는 “침묵하던 여성들이 이제 사회 각 분야에서 (자신의 피해를) 말하기 시작한 것이 희망”이라며 “문제에 대한 인식이 있으면 그 이후 고민이 진전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가 쓴 ‘82년생 김지영’는 지난 1년간 베스트셀러 순위를 지키며 페미니즘 이슈를 확산시켜왔다. 젊은 여성작가 7명이 페미니즘을 주제로 쓴 소설집에는 ‘현남 오빠에게’(조남주)를 비롯해 ‘당신의 평화’(최은영) ‘경년’(김이설) ‘모든 것을 제자리에’(최정화) ‘이방인’(손보미) ‘하르피아이와 축제의 밤’(구병모) ‘화성의 아이’(김성중)가 담겼다. 이 일곱 편의 이야기는 딸 아내 엄마 직장인으로서 여성이 받는 보이지 않는 억압과 폭력을 사실적으로 드러낸다.

글·사진=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