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전기차·의료산업… ‘달구벌’ 미래 향해 달린다

입력 2017-11-14 22:17
권영진 대구시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지난 8월 31일 현대로보틱스 대구 본사에서 회사 관계자로부터 로봇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로봇산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대구의 신성장 동력산업 중 핵심이다. 대구시 제공
친환경 전기택시의 모습.
과거 대구를 대표하던 섬유 등 제조업의 쇠퇴로 위기에 처한 대구시는 미래산업으로 눈을 돌렸다. 민선 6기 4년차에 접어든 올해 그동안의 산업 체질개선 노력 효과가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다.

로봇산업도시로 자리매김한 대구

대구는 대한민국 로봇산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로봇진흥 정책기관인 한국로봇산업진흥원(KIRIA)이 자리 잡고 있고 로봇산업클러스터 조성사업도 성공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일본의 야스카와전기(세계 2위), 독일의 쿠카(KUKA·세계 3위) 등 로봇 관련 글로벌 기업 유치에 잇달아 성공함으로써 산업용로봇 선도도시로서의 인프라와 위상을 확보했다.

대한민국 산업용로봇생산 국내 1위이자 세계 7위업체인 현대로보틱스가 대구테크노폴리스에 올해 둥지를 틀었고 현대로보틱스 협력업체 5개사(동명전기·일성엠텍·세신공업·선우로보텍·유명엔지니어링)도 추가로 유치했다. 물류비 절감과 공동 연구개발(R&D), 품질관리 등이 가능한 현대로보틱스 클러스터가 조성된 것이다.

특히 산업용로봇분야 세계 5위로의 도약을 꿈꾸는 현대로보틱스 본사 이전에 따른 투자·고용유발 효과는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신규투자 금액만 1500억원에 달하는데다 매년 신규 고용창출 인력은 20여명이나 된다. 현재 250여명의 직원이 달성군 현풍면에 근무하면서 발생하는 연간 근로소득 175억원(1인 평균 7000만원)의 지역경제 유입 등도 경제 활성화에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는 로봇산업을 키우기에 좋은 인프라를 갖고 있다. 일찍부터 자동차부품 등 기계산업과 IT산업이 발달했고 대구에 인접한 경북 구미·포항과 울산, 경남 창원 등도 기계·전자산업이 발달한 도시다. 경북대학교와 디지스트(DGIST), 영남대학교, 영진전문대 등 풍부한 로봇전문 인력양성 기관과 대구기계부품연구원(DMI), 한국기계연구원(KIMM),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 등 연구기관이 밀집해 있어 로봇산업 연구개발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2010년 대구에 유치한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을 중심으로 로봇산업클러스터조성사업이 국책사업으로 추진돼 지난 8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로봇산업클러스터는 기업 입주공간과 로봇설계·해석지원, 로봇 시제품 제작지원, 성능평가와 표준시험인증에 이어 로봇의 안전성평가 기술 개발을 추진 중에 있어 로봇을 만들어 제품을 생산하는 전 과정의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현재 로봇클러스터에 38개 기업(역외기업 19곳)을 유치했으며 전체 입주 공간 60실 중 52실(입주율 87%)의 입주가 완료됐다.

앞으로 대구시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로봇산업클러스터 등 풍부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대구에 들어선 글로벌 로봇기업들과 지역기업들이 동반성장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대구 미래는 친환경 첨단산업도시

대구시는 대구를 완성차(전기상용차) 생산도시로 만들기 위해 르노-대동공업 컨소시엄으로 1회 충전 주행거리 250㎞의 1t 전기상용차 개발에 나섰고 ㈜디아이씨(DIC)가 국가산업단지 안에 1t 전기상용차 생산공장을 건립해 이달 중 전기상용차 시범차량을 제작할 예정이다. 지난해 9월 국토부와 협약을 맺어 테크노폴리스와 국가산단, 수성의료지구 일대를 자율주행 시범단지로 지정했고 올해부터 자동차전용도로(수목원∼테크노폴리스) 구간에 자율주행 실증도로를 구축 중이다. 전기차 보급과 충전시설 확충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지난 7월 전국 최초로 ‘전기차 충전기 관제센터’도 구축했다.

2015년 세계물포럼 성공 개최 이후 물산업도 순항 중이다. 지난해 국가산업단지에 연구개발 및 테스트베드, 생산시설, 해외마케팅 지원 기능이 한곳에 집적돼 있는 전국 유일 물산업클러스터를 착공했고 롯데케미컬을 비롯한 16개 기업을 유치했다. 올해도 우수기업 10∼15개를 유치할 계획이다. 최근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입주기업이 합작해 만든 수처리시설을 베트남 빈롱성에 기증하기로 하는 등 결실을 맺고 있다.

의료·사물인터넷(IoT)·에너지산업 육성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에는 뇌연구원을 비롯한 국책기관 및 지원기관 15곳이 들어섰으며 우수 의료기업 120곳도 자리를 잡았다. 국내 최초 팔이식 수술 성공과 지난해 비수도권 최초 의료관광객 2만명 돌파 등의 성과도 냈다. IoT와 관련해 글로벌 기업인 SK텔레콤, 삼성전자와 IoT 테스트베드 구축협약을 체결해 전국 최초로 ‘IoT 전용망’을 개통했고 SKT와 ‘IoT 오픈랩’도 개소했다. IoT기반 상수도 원격검침(달성군 가창면), 스마트 공원조성(국채보상공원) 등 스마트시티 서비스도 구현 중이다.

특별·광역시 중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이 전국 1위(6.1%)인 대구는 테크노폴리스와 국가산업단지 등 신도시에 청정에너지 발전과 에너지 절감시스템을 구축하고 대구전역에 스마트그리드(에너지 효율 최적화)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과거의 섬유·기계·자동차부품산업 만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할 수 없다고 생각해 대구의 새 먹거리 찾기에 고심했다”며 “그동안 로봇·미래형 자동차·물·의료·에너지·IoT를 미래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정하고 친환경 첨단산업도시로의 대전환 기틀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