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서 두 번째 정상회담
文 대통령 내달 訪中 전격 합의
모든 분야 관계복원 속도전 돌입
시진핑 “평창올림픽 참석 노력”
문재인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취임 후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갖고 정상 간 상호 방문, 고위급 전략채널 확대에 합의했다. 또 다음 달 문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도 합의했다. 한·중 정상이 직접 양국 관계 복원을 공식화하면서 한·중 관계 정상화가 속도전에 돌입했다.
동남아를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베트남 다낭의 한 호텔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다음달 중국을 방문,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밝혔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중앙정부 고위 인사는 물론 정상 간 상호 왕복을 통해 양국 관계를 이끌어나가자고 제안했다. 양 정상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각급 차원의 전략대화도 강화키로 합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최근 도발을 자제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라며 “전략대화 확대의 경우 각 부문 고위급 회담 신설과 기존 대화체 확대 등 지속적인 확장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6자회담 체제 변화 가능성에는 “구체적으로 협의를 해봐야 한다”며 “일단 고위급 차원의 전략대화를 먼저 강화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한반도 안보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궁극적으로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데도 인식을 같이했다. 이와 관련해 한·중 최고위 채널 상설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국은 지난달 31일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로 인한 갈등 해소 및 관계 회복 합의문 발표를 위해 외교안보라인 최고위급 인사가 물밑교섭을 진행했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 양국 외교관계를 복원해가는 상황”이라며 “가장 핵심적인 사람들끼리 먼저 만나 합의를 이끌어냈고 이제 외교·안보·국방 등 각 라인이 총동원돼 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의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 제안에 “방한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만약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겠다”고 긍정적인 의사를 드러냈다.
두 정상은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선 지난달 31일 발표한 양국 간 합의 내용을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모든 분야에서의 교류·협력을 정상 궤도로 복원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시 주석은 “오늘 우리 회동은 양측의 협력에 있어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정상회담 시작 직후 시 주석이 실무진 협의에서 언급하지 않기로 했던 사드 배치 문제를 거론하면서 잠시 긴장된 분위기가 조성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그러나 시 주석이 사드 배치 자체를 문제삼기보다 합의 상황을 재확인한 뒤 미래 지향적 관계로 나아가자는 뜻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다낭·마닐라=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韓·中 정상 ‘새 출발’ 속도 낸다
입력 2017-11-12 18:37 수정 2017-11-12 2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