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인천이 실현하자”

입력 2017-11-12 21:44
민간 차원의 한반도 평화사업에 대한 제언이 인천에서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다.

남창희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대외협력처장)는 12일 국민일보 기자와 만나 “남과 북의 학자들이 고려시대의 상징공간인 강화도와 수도 개경(현재의 개성)에서 셔틀 학술회의를 통해 세계적인 관광단지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남 교수는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중 스위스 같은 중립국에서 먼저 남북한 학자들이 만나는 등의 활동을 통일부가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0일 인하대 대강당 하나홀에서 개최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학술회의에서도 대학과 학계 등이 주도하는 남북 교류방안이 제시됐다. 학술회의 사회를 맡은 허성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북한이 대화에 나오기 쉽도록 민간 차원에서 호응하기 쉬운 분야부터 물꼬를 터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학술회의에서 인하대 윤한택 교수는 “강화-개성 고려공동연구가 안성맞춤”이라며 “고려 자주정신의 상징인 강화도는 한국에 있고 수도였던 개성은 북한에 있어 서로 부족한 연구를 메울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북한은 고구려와 고려에 대한 공동연구 제안에는 협조적이었다”면서 “남북 군사충돌이 반복되던 이명박 정부 당시에도 남한 학자들의 개성 만월대 발굴과 공동연구를 북한이 승인했다”고 강조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성엽 위원장은 민간 차원의 한반도 평화사업에 대해 “매우 창의적인 접근법”이라고 평가했고,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도 환영사에서 “학계와 시민사회가 주도적으로 한반도에 평화의 씨앗을 뿌리려는 시도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사학자 이덕일 박사는 “고대사에 대한 왜곡과 항일민족운동에 대한 폄하를 우리 사회는 아직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남과 북이 근현대 역사에 합의하는 것은 어렵지만 고대사는 역사학 입장에서 공통된 역사의식을 가지고 접근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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