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 ‘유럽 복병’ 세르비아전도 웃을 수 있을까

입력 2017-11-12 18:56 수정 2017-11-12 21:33
콜롬비아의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프리킥을 시도하고 있다. 뉴시스

이제는 유럽의 복병 세르비아다. 지난 10일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를 2대 1로 꺾은 ‘신태용호’가 14일 오후 8시 울산 문수구장에서 세르비아와 맞붙는다. 세르비아는 콜롬비아와는 전혀 다른 팀이다. 콜롬비아가 선수 개인의 기량을 앞세우는 팀인데 반해 세르비아는 조직력으로 밀어붙이는 팀이다. 신태용호는 또 다른 맞춤 전술로 세르비아전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은 압박과 협력 수비로 콜롬비아를 잡았다. 최전방 투톱 공격수는 전방에서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했고, 미드필더진과 수비진은 두 줄 수비로 상대의 공격을 차단했다. 특히 토니 그란데 코치의 분석이 큰 도움이 됐다. 그란데 코치는 스페인 코치 시절 쓰던 콜롬비아 분석 비디오 영상을 틀어 놓고 선수들과 얘기를 나눴다. 또 그는 콜롬비아전에 앞서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꽁꽁 묶어야 한다”고 말했고, 신 감독은 고요한에게 ‘로드리게스 봉쇄’ 명령을 내렸다.

대표팀은 12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훈련을 하기 전 별도 미팅을 통해 중국-세르비아 평가전 동영상을 보면서 세르비아의 전력을 분석했다. 신 감독은 이 분석을 바탕으로 맞춤형 전술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조직력이 좋은 세르비아는 힘과 높이까지 갖춰 아시아 팀에게 까다로운 상대다. 2018 러시아월드컵 유럽 예선 D조 1위로 본선 티켓을 따낸 세르비아는 지난 10일 중국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평가전에서 2대 0의 승리를 거뒀다.

세르비아는 1군에 가까운 전력으로 중국전에 나섰다. 하지만 한국전에선 주력 선수들이 빠진다. 세르비아 언론은 11일(한국시간) “알렉산더르 콜라로프(AS 로마), 두산 타디치(사우스햄튼), 필립 코스티치(함부르크) 등이 한국전에 참가하지 못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전에 출전했던 몇몇 선수들은 이미 소속팀으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으로서는 이번에도 수비가 중요하다. 특히 세트피스 수비에서 실점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은 콜롬비아전에서 2-0으로 앞서 있던 후반 31분 세트피스 수비에서 실점했다. 지난 10월 러시아전(2대 4 패)에서도 한국은 첫 두 골을 세트피스 수비에서 허용했다. 당시 코너킥에 이은 헤딩으로 선제골을 내줬고, 이어 코너킥 상황에서 김주영의 자책골이 나왔다. 한국은 계속 세트피스 수비에서 움직이는 상대 선수들을 놓치고 있다. 세트피스 수비는 선수들의 자질이 아닌 노력의 문제다.

대표팀은 12일 비공개 훈련에서 세트피스 수비 때 실점을 줄이는 것에 중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신 감독은 조직력이 좋은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콜롬비아전 때처럼 4-4-2 전술을 꺼낼 수도 있고, 아니면 새로운 전술을 시도할 수도 있다. 전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선수들이 콜롬비아전에서 보여 줬던 투혼을 다시 발휘하는 것이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