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서점가는? 내년 전망한 ‘트렌드서’ 봇물

입력 2017-11-13 05:03

서점가에는 매년 연말이 가까워지면 이듬해 한국 사회를 뒤흔들 경향이 무엇인지 내다본 이른바 ‘트렌드서’가 쏟아진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연말이 다가오자 2018년 한국인의 삶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전망한 신간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트렌드에 민감한 기업인이나 문화계 관계자, 혹은 세상의 변화를 미리 알고 싶은 독자라면 관심을 가질 만하다.

경영전략 컨설턴트이자 ‘트렌드 분석가’를 자처하는 김용섭씨가 펴낸 ‘라이프 트렌드 2018’(부키)은 들머리에서 ‘클래시 페이크(Classy Fake)’라는 단어를 앞세워 내년 트렌드를 전망한다. ‘격이 다른 가짜’나 ‘아주 멋진 가짜’ 정도로 해석 가능한 용어다.

클래시 페이크의 예시로 꼽을 수 있는 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모피 반대 운동에 동조하며 인조 모피를 선호하는 경향이 대표적이다. 저자는 “의식주 전반에서 격이 다른 가짜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것이 더 멋지고 가치 있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피부 관리나 제모에 관심 있는 남성이 늘면서 남성용 양산이 유행할 수 있을 거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미세먼지가 바꿔놓을 한국인의 일상을 내다본 내용도 눈길을 끈다.

리서치 전문기업인 ‘마크로밀 엠브레인’ 관계자들이 함께 쓴 ‘2018 대한민국 트렌드’(한국경제신문)도 주목할 만하다. 저자들이 앞세운 내년 트렌드의 키워드는 ‘1인 체제’. 이들은 1인 가구 급증에 주목하면서 여행이나 외식 산업이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한다.

자동차 정수기 안마의자 등을 빌려주는 렌털(Rental) 시장의 성장을 내다본 내용도 인상적이다. 책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소비자 10명 중 8명은 굳이 소유하지 않고 빌려 쓰더라도 렌털 서비스를 이용한 것도 괜찮다는 인식을 보일 정도다. 기본적으로 한국사회가 소유욕이 강한 사회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이는 매우 주목할 만한 변화라 할 수 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트렌드 코리아 2018’(미래의창)도 빼놓을 수 없다. 2008년부터 매년 출간되는 트렌드 코리아는 국내 트렌드서의 상징 같은 책. ‘트렌드 코리아 2018’ 역시 출간과 동시에 화제가 되고 있다.

책에는 일과 삶의 균형을 강조하는 용어로 ‘워크 앤드 라이프 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의 줄임말인 ‘워라밸’,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 세대가 추구하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약어인 ‘소확행’에 대한 내용이 비중 있게 실려 있다. 김 교수는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젊은 세대는 직장보다는 개인의 삶을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내년에는 이들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