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문제는 회담 의제서 제외
경제협력 확대 등 집중 논의될 듯
새 북핵 접근법 도출여부 주목
APEC 기업인자문委 참석
“규제 샌드박스 도입으로
아이디어·기술혁신 도울 것”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베트남 다낭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이 11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취임 후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갖는다. 두 정상은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에 따른 갈등을 봉합하고 상호 교류·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은 지난달 31일 양국 외교부의 사드 갈등 봉합, 관계 복원 추진 합의 이후 처음 열리는 것이다. 따라서 사드 문제는 정상회담 의제에서 제외되고 경제협력 확대 및 교류 활성화 방안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사드 배치 갈등 이후 피해를 봤던 국내 기업들을 위한 통상 채널 확대 조치 등도 회담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한·미 정상회담(서울), 미·중 정상회담(베이징)에 이어 한·중 정상이 대좌하는 만큼 한·미·중 3국 공감대 아래 새로운 북핵 접근법이 도출될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11일 오전에는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관계 발전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10일 APEC 정상회의에 앞서 다낭의 한 호텔에서 열리는 갈라만찬에 참석했다. 갈라만찬에는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 이후 사흘 만에 트럼프 대통령과 조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에 참석해 “신산업·신기술 육성을 위해 규제 법체계를 사전허용·사후규제 방식의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일정 기간 동안 규제 적용 없이 혁신 서비스나 제품을 출시해 테스트할 수 있는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해 기존 규제가 아이디어와 기술혁신의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디지털 경제의 도전과제’ 질의에 대해 “한국은 디지털 경제의 핵심인 5세대 이동통신(5G) 등 디지털 네트워크를 선도적으로 구축하고, 창업과 신산업 창출이 이어지는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규제체계를 디지털 경제에 맞게 혁신 친화적으로 재설계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디지털 경제가 계층 간 격차 해소의 기회로 활용될 수 있도록 APEC 국가가 모두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세계는 극심한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에 직면해 있다. 한국도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무역과 성장을 보다 포용적으로 만드는 데 각국 정부의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BAC는 APEC 정상을 위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업인 중심의 공식 민간자문기구다. 1995년 정상 간 합의에 따라 이듬해 창설됐다.
다낭=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文 대통령·시진핑 정상회담 “사드 갈등 봉합… 교류·협력 확대 방안 논의”
입력 2017-11-10 19:17 수정 2017-11-10 2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