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12일 바레인으로 출국하기 전 현 상황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은 10일 “출국 직전 공항에서 최근 진행되는 적폐청산 작업 등에 대한 소회를 간단히 밝힐 수도 있다”며 “현재 메시지와 표현 수위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12∼15일 바레인을 방문해 현지 고위 공직자와 외교관 등을 대상으로 강연할 예정이다. 강연은 마이 빈트 모하메드 알 칼리파 바레인 문화장관의 초청으로 이뤄졌으며,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동행한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공세 또 공세’라는 제목의 글에서 4대강에 대한 소회를 올렸다. 지난 2015년 초 출간한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 중 4대강과 관련한 내용 일부를 발췌한 글이다. 이 전 대통령은 글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본질이 왜곡되고 정치쟁점화되는 과정에서, 국익을 훼손시키면서까지 국제사회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반대하는 일부 시민단체들의 모습을 봤다”며 “큰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앞서 환경부는 오는 13일부터 4대강 가운데 금강·섬진강·낙동강의 7개 보를 13일부터 최대 가능수위까지 개방키로 했다. 이 중 5개 보는 최저수위까지 물을 방류한다. 사실상 수문 완전개방이다. 안병옥 환경부 차관은 “4대강의 7개 보에 대해 13일부터 단계적으로 최대 가능수위까지 개방하고 정밀 모니터링에 착수한다”며 “모니터링 대상도 기존 6개 보에서 14개 보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4대강 보의 운영방향 결정을 위한 자료 확보를 위해 지난 6월 6개 보를 개방한 바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보 수문 완전개방은 거의 과거와 비슷한 상태(4대강 사업 이전)까지 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7개 보 중 금강의 세종·공주·백제보와 낙동강의 합천창녕보, 영산강의 승촌보 등 5개 보는 최저수위에 이를 때까지 물을 방류할 계획이다. 대규모 생활용수 취수장이 있는 낙동강 창녕함안보는 취수가능수위까지, 영산강 죽산보는 최저수위보다 조금 높은 하한수위까지 방류한다.
이종선 손재호 기자 remember@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MB, 홈피에 “4대강 본질 왜곡”… 적폐청산 입장 표명 검토
입력 2017-11-11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