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는 회의 중… 복당 8인, 45분 대기 끝 복귀신고

입력 2017-11-09 18:47 수정 2017-11-09 21:38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지도부와 김무성 의원 등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한국당사에서 열린 재입당 간담회에서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철우 최고위원, 정우택 원내대표, 홍 대표, 김무성 강길부 김영우 김용태 이종구 황영철 정양석 홍철호 의원. 김지훈 기자

복당파 “좌파정부 폭주 막아야”
정우택 “정치도 무상” 언중유골
홍준표 “국민 여망으로 뭉친 것”
친박 “침 뱉고 떠난 자들” 비난

국민 61% “한국당 복당 반대”


바른정당을 탈당한 김무성 의원 등이 9일 ‘어색한 신고식’을 치르며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다. 지난해 말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을 탈당한 지 10개월여 만의 복당이다. 이들의 입당 일성은 “좌파정부의 폭주를 막겠다”였다. 친박(친박근혜)계는 “당을 배신한 사람들이 슬그머니 들어왔다”며 비판했다.

김무성 강길부 김영우 김용태 이종구 황영철 정양석 홍철호 등 바른정당을 탈당한 의원 8명은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당사에서 열린 재입당 국회의원 간담회에 참석했다. 간담회는 당초 오전 10시로 예정됐지만 한국당 원내대책회의가 길어지면서 30분 늦춰졌다. 간담회장에 먼저 도착해 이들을 맞은 한국당 의원은 아무도 없었다. 지난 5월 바른정당을 탈당해 한국당에 합류한 김성태 의원만 잠시 이곳을 찾아 “회의가 좀 길어지고 있다”며 양해를 구했다. 8명의 복당파 의원들은 자리에 앉아 기다려야 했다. 좌장 격인 김무성 의원도 긴장한 듯 거듭 물을 마셨다.

홍준표 대표와 한국당 인사들은 다시 15분이 지난 10시45분 간담회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홍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는 복당한 의원 8명과 일일이 악수하며 환영했다. 하지만 정 원내대표는 “요새 단풍 드는 것을 보면서 세월의 무상함도 느끼지만, 한편으로 정치에 대해 무상함을 느낀다”며 ‘뼈 있는 말’도 건넸다. 지난해 말 탄핵 국면에서 당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떠난 인사들이 1년도 안 돼 복당한 것을 빗댄 것이다. 홍 대표는 “좌파정부의 폭주를 막아 달라는 국민적 여망으로 우리가 다시 뭉친 것”이라고 말했다. 김무성 의원도 “문재인 좌파 정권의 폭주를 막기 위해 보수 대통합에 참여했다”고 거들었다. 홍 대표는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대표와도 점심을 함께 하며 보수 대통합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은 오전 당원자격심사회의와 최고위원 보고 등 이들의 복당 승인을 위한 행정 절차를 밟았다. 의원 8명과 원외 당협위원장 50명, 기초·광역의원 48명 등 106명의 한국당 입당이 승인됐다. 한국당은 홍문표 사무총장 주재로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환영 만찬도 열었다.

친박계는 이들의 복당에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강성 친박계 김진태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침을 뱉고 떠난 자들의 무임승차는 있을 수 없다”며 반발했다. 박대출 의원 등 친박계 10여명은 복당파의 복당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며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다음주 초 소집될 의총에서 친박계와 복당파가 정면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론도 이들의 복당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다.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8일 전국 성인 남녀 5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 포인트) 결과 응답자의 61.3%는 이들의 한국당 복당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이들의 복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25.4%에 그쳤다.

글=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