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청년 시인’ 기형도(1960∼89·사진)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기형도문학관이 10일 경기도 광명시에 문을 연다. 광명시는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내고 29세로 요절할 때까지 살았던 곳이다. 기형도는 연세대 재학 중 연세문학회에서 활동했고 졸업 후 일간지에서 기자 생활을 했다. 1985년 신춘문예에 ‘안개’로 등단했지만 첫 시집 출간을 준비하던 89년 심야극장에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유고시집이 된 ‘입 속의 검은 잎’에 수록된 ‘질투는 나의 힘’ ‘빈집’ 등은 세련되고 독창적인 감수성을 담고 있다. 최근 84쇄를 찍은 ‘입 속의 검은 잎’은 문학과지성사가 낸 시집 중 가장 많이 팔렸다.
광명시는 시인의 모친 장옥순 여사와 누나 기향도씨와 함께 지난해부터 문학관 건립공사를 시작해 지난 6월 전시실과 자료실 등 3층 규모로 준공했다. 전시실에는 기형도의 일기장, 육필 원고, 상패 등 유족이 기탁한 유품 60여점이 전시된다. 기형도의 대표작 ‘안개’와 ‘빈집’은 각각 애니메이션과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10일 오전 10시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소리꾼 장사익이 시인의 ‘엄마 걱정’에 가락을 입혀 부르고, 오후 4시에는 극단 낭만씨어터가 음악낭독극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를 공연한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경기도 광명시에 ‘영원한 청년 시인’ 기형도문학관
입력 2017-11-09 19:07 수정 2017-11-10 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