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가 때아닌 ‘치즈 생산 5개년 계획’을 내놨다. 국제사회의 제재로 생필품인 치즈 공급이 원활하지 않자 국가 차원에서 문제 해결에 나선 것이다.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더 트레치야코프 농림장관은 8일(현지시간) 한 포럼에서 “향후 5년 안에 치즈 부족 문제가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트레치야코프 장관은 이 자리에서 “현재 러시아에 하루 생산량이 50∼70t에 이르는 치즈공장 세 곳이 건설되고 있다”면서 “3∼5년 정도 지나면 치즈 부족 사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서방사회로부터 경제 제재를 받고 있다. 러시아는 제재 이전까지 유럽으로부터 연간 10억 달러(1조1100억원)어치의 치즈를 수입했다.
모스크바타임스에 따르면 제재 이후 치즈값이 폭등하자 러시아인들은 팜유로 만든 ‘모조치즈’ 등으로 근근이 버텨왔다. 하지만 제재가 길어지고 가격도 치솟자 민심이 크게 악화됐다. 트레치야코프 장관의 발언도 이 같은 불만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치즈 부족 사태를 러시아 낙농업이 발전할 기회로 본다. 최근 러시아의 치즈 생산량은 매년 10%씩 증가하고 있다. 지난 8월 모스크바 근방에서 열린 치즈축제에 참가한 한 농민은 “(제재가 시작된) 3년 전부터 많은 농부들이 치즈 생산을 시작했다”고 로이터통신에 설명했다. 다만 서유럽처럼 정부 지원이 충분하지 않아 값싼 치즈를 생산하기는 여전히 어려운 실정이다.
조효석 기자
[월드 화제] 러시아 정부 ‘치즈 생산 5년 계획’ 내놓은 이유
입력 2017-11-10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