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현장에서 경험했던 한 가지 이야기를 사례로 들어 제언하겠습니다.
제가 한 중형교회에서 목회할 때 하나원에서 사역하고 있는 후배 목사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하나원에서의 모든 과정을 마친 탈북인을 위한 부탁을 했습니다. 그들이 한국사회에 진출하기 전에 그리스도인 가정에 가서 지내보면 어떻겠냐고 물었습니다. 그러면서 탈북인 30명을 보낼 테니 자신의 제안을 받아달라고 했습니다. 걱정하지 말고 보내라고 했습니다.
성도들에게 알렸습니다. 저는 성도들이 앞다퉈 지원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당연히 광고한 그날로 지원이 마감될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북한에 대한 거부감이 탈북인에 대한 경계로 이어져 성도들은 선뜻 나서지 못했습니다. 한 주가 지나가도 30가정은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3주가 지나도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한 달이 다 돼 갈 무렵 교회의 부목사와 전도사까지 다 동원해서 30명을 겨우 채웠습니다. 낙심했습니다.
막상 탈북인들이 올 때가 되니 걱정이 앞섰습니다. 당일이 됐습니다. 저의 염려는 기우였습니다. 지원한 각 가정의 성도들은 탈북인을 지하철에 태우고 재래시장과 백화점에서 쇼핑도 하면서 점차 친해졌습니다. 교회에서 준비한 만찬을 나누고 헤어짐을 준비할 때는 여기저기서 우는 이들이 생겨났습니다. 성도들과 탈북인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떨어질 줄 모르는 모습 속에서 희망을 봤습니다. 남과 북의 통일에 대한 소망과 그 소망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한국교회는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12일 ‘국가와 민족, 평화를 위한 연합기도회’를 엽니다. 이번 기도회에서 우리가 간구해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한국사회에 만연한 증오와 불신, 미움과 갈등이 무너지기를 기도합시다. 한국교회 성도들 마음속에 평화의 영성이 회복되기를 기도합시다. 성경에 분명히 “구하라 찾으라 두드리라”고 나와 있습니다. 우리가 구하고 찾고 두드린다면 통일의 문이 안 열리겠습니까. 이번 기도회를 통해 바위에서 샘물이 터지고 홍해가 갈라지는 그런 놀라운 역사가 일어나기를 소망합니다.
신경하 목사 (전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특별기고] 증오와 불신, 미움과 갈등이 무너지기를 간구합시다
입력 2017-11-10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