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레이디 고충 서로 토로
美 보좌진 “두 분 화합 놀랍다”
멜라니아, 백악관 성명 통해
“金여사와 맺은 우정 계속되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김정숙 여사가 대통령 부인으로 살아가는 어려움을 서로 토로했다. 김 여사는 지난 7일 멜라니아 여사와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면서 “큰 행사를 치를 때면 대통령 부인으로서의 일이 어색하다. 많은 분이 저만 보는 것 같아 때로는 힘들다”고 말했다. 멜라니아 여사도 “사람들이 현미경으로 보듯 나를 봐 힘들 때도 많다. 지금은 많이 익숙해졌다”고 공감했다고 한다. 김 여사가 “자유로운 삶이 그립다”고 하자 멜라니아 여사는 “힘들 때마다 우리를 바라보는 국민들이 있다”며 위로하기도 했다.
멜라니아 여사 보좌진은 “놀랍다. 두 분은 ‘대단한 화합(great chemistry)’을 보여줬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들은 평소 낯선 사람과 길게 대화하지 않는 멜라니아 여사의 성격 때문에 양국 퍼스트레이디 간 환담이 잘 될지 걱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멜라니아 여사는 8일 백악관 성명을 통해 “한국에서 받은 따뜻한 환영에 영광스러웠고, 김 여사와의 대화는 매우 즐거웠다”며 “김 여사와 맺은 새로운 우정을 계속 이어가길 원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산책 도중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나라 명칭을 놓고 문 대통령에게 ‘사우스 코리아’와 ‘코리아’ 중 어떤 표현을 선호하는지를 물었다. 문 대통령은 “코리아가 좋다”면서도 “정식 명칭은 ‘리퍼블릭 오브 코리아’”라고 답을 해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회 연설에서 ‘코리아’를 26차례, ‘사우스 코리아’와 ‘리퍼블릭 오브 코리아’를 각각 4차례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국빈만찬의 만찬사를 즉석에서 수정하기도 했다. 그는 “원래는 공식적이고 격식 있는 내용이었지만 문 대통령을 향한 저의 따뜻한 느낌이 잘 표현되지 않아 즉석에서 바꿨다”고 말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멜라니아, 김정숙 여사와 ‘속깊은 대화’ “사람들이 현미경 보듯 나를 봐 힘들 때도 많다”
입력 2017-11-08 22:15 수정 2017-11-08 2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