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ENK FC 소속의 유소년 선수 15명이 ‘제2의 이승우’를 꿈꾸며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페인으로 축구 유학을 떠났다. 이들은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를 키워낸 FC 바르셀로나가 있는 카탈루냐 지방의 클럽 C. E 콩그레스의 연령별 팀에 속해 학업과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콩그레스는 1950년에 창립된 클럽으로 프리메라리가(1부 리그) RCD 에스파뇰의 교육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다음은 스페인에서 선수들을 관리하고 있는 석진호(54) ENK 회장과의 이메일 인터뷰 일문일답.
-ENK FC를 설립한 배경은.
“아들이 지난 4월 FC 바로셀로나 에스콜라(축구학교)에 최종 합격한 뒤 내게 ‘한국에 축구 잘하는 형들과 친구들 많이 있으니 도와 달라’고 말했다. 이 말에 마음이 움직여 한국 유소년 선수들을 돕기 위해 지난 8월 자본금 1억원을 투자해 축구 클럽 ENK FC를 세웠고, 스페인 현지 파트너인 C. E 콩그레스와 함께 유학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됐다.”
-ENK FC가 사설 축구 유학 알선 업체와 다른 점은.
“우선 꿈나무 선수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최상의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다. 1년에 드는 비용이 3만 유로(약 3874만원) 정도인데, ENK FC는 3만 유로 중 2만 유로를 선수들에게 장학금으로 지급한다. 우리 선수들은 주중 5일 동안 훈련받고 주말에는 리그 경기에 참가할 수 있다.”
-현지에서 어린 선수들이 어떻게 생활하는가.
“우리 선수들은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좋다는 국제 기숙사인 아고라에서 생활하고 있다. 24시간 경비원이 숙소를 지키고 있고, 복도에 CCTV도 있어 안전하다. 향후 집을 구해 선수들이 더욱 안락한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유학생들의 향후 진로는.
“축구로 성공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스페인으로 온 학생들의 인생을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축구선수를 그만두더라도 지도자, 심판, 스포츠 마케터, 에이전트 등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
-앞으로의 계획은.
“선수들을 열심히 키워 현지 클럽 유스팀으로 이적시키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선수 3명은 이미 스페인 프로축구팀인 에스파뇰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스페인에서 선수들과 함께 생활하다 보니 중국의 과감하고 공격적인 투자가 눈에 들어왔다. 중국은 벌써 현지 클럽을 인수해 많은 중국 유소년 선수들에게 특혜를 제공하며 훈련시키고 있다.
김태현 기자
[And 엔터스포츠] 석진호 ENK FC 회장“축구 꿈나무에 최상의 기회 제공, 현지 클럽 유스팀 이적 첫 목표”
입력 2017-11-10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