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탈당파의 자유한국당 복당이 한국당 집안싸움의 돌발변수로 등장했다. 특히 김무성 의원이 내홍의 상수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일부 친박(친박근혜)계와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서청원 최경환 홍준표 김무성’ 4명의 패키지론이 부상했다. 4명 모두 책임을 지든지, 아니면 4명 모두에게 책임을 묻지 말자는 것이다.
한 재선 의원은 8일 “서청원 최경환 의원은 자진탈당하고, 홍준표 대표는 당 내홍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하며, 김 의원은 총선 패배와 탄핵 찬성에 대해 사과하지 않을 경우 한국당 입당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 김진태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자기 당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김 의원은 정치적 책임을 안 져도 되는가”라고 따졌다. 또 “홍 대표의 사당화를 우려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의 움직임이 홍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수준은 아니다. 홍 대표에 대한 비난의 강도를 높이면서 사태 추이를 지켜보자는 전략으로 보인다.
홍 대표 측 인사는 이런 주장을 ‘물귀신 작전’이라고 폄하했다. 이 인사는 “국정 농단 사태의 책임으로 탈당 권유 징계를 받은 서·최 의원과 홍 대표, 김 의원을 한 패키지로 묶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박했다. 한 초선 의원도 “정풍운동의 전제 조건은 서·최 의원이 탈당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서·최 의원이 당에 남아 있는 한 홍 대표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도 친박의 비난에 침묵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는 최근 당 소속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에서 한국당 지지율이 상승했다고 주장하며 고무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홍 대표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있었던 당대표·최고위원·초선의원 연석회의에서도 이 대목을 강조했다고 한다. 홍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나의) 방미 성과와 친박 핵심 청산으로 당의 지지율이 폭발적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그러나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았다.
바른정당 의원 8명은 이날 탈당계를 제출했다. 김무성 강길부 김영우 김용태 이종구 정양석 홍철호 황영철 의원이다. 원외위원장 51명, 광역·기초의원 48명도 이들을 따랐다. 탈당을 선언한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원내대표)은 13일 탈당계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들의 탈당으로 바른정당의 의석수는 20석에서 12석으로 줄며 원내교섭단체 지위(20석 기준)를 상실했다.
바른정당을 탈당한 의원들은 9일 오전 10시 한국당에서 입당식을 가질 예정이다. 또 같은 날 저녁 홍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입당환영 만찬이 열린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
혼전의 한국당… ‘徐·崔·洪·金’ 패키지론 부상
입력 2017-11-09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