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 “정치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다”… 유승민 비판

입력 2017-11-09 05:00

의원 6명 추가 탈당설 술렁
13일 구성되는 차기 지도부
중도·보수 대통합 추진키로

보수통합파 의원들의 탈당으로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한 바른정당이 당의 진로와 노선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자강파 내부에서도 유승민 의원에 대한 비판이 공개적으로 터져나왔다.

바른정당 초대 당대표였던 정병국(사진) 의원은 8일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맑은 물에는 물고기가 안 논다. 물은 맑아지는데 물고기가 자꾸 떠나가면 안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33명의 국회의원이 창당했지만 11명만 남은 바른정당의 상황을 비유한 것이다. 그러면서 “정치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다.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내 생각만 주장해서 과연 이 당이 유지될지 의문”이라며 “(탈당은) 현재진행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당내에서 공공연히 제기된 유 의원의 개혁보수 노선 고집과 원칙주의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남경필 경기지사 등 온건 자강파는 통합파의 탈당 직전 전당대회 연기 및 한국당과의 보수통합 전당대회 추진을 제안했다. 하지만 유 의원 등 강경 자강파의 반대로 논의가 무산됐다. 이 문제로 자강파 사이에서도 감정의 골이 상당히 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 안팎에서 정 의원과 김세연 이학재 박인숙 오신환 정운천 의원 6명의 추가 탈당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탈당설이 불거지자 지난 6일 전당대회 후보 사퇴를 선언했던 박인숙 정운천 의원은 사퇴 선언을 번복했다. 정 의원은 “당이 갈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충정의 선택으로 경선 포기 선언을 했지만 탈당 수순으로 오해를 받고 있다”며 “위기에 처한 당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면 입장 번복이라는 비난도 감수하고 전당대회를 완주하겠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의원들은 오후 국회에서 간담회를 갖고 오는 13일 새로 구성될 차기 지도부가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까지 포함한 중도·보수 대통합을 적극 추진하고, 다음달 중순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유의동 의원이 전했다. 이와 관련, 한 의원은 “바른정당 의원 11명만으로 뭘 할 수 있겠느냐”며 “국민의당을 포함한 야3당에서 개혁보수 노선에 동의하는 의원들이 헤쳐모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