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가 정치 주도권을 잡고 있는 유럽과 달리 중남미 일부 국가에서는 좌파가 여전히 공고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치러진 니카라과 지방선거에서는 좌파 여당인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이 압승했다고 국영 엘 19 디지털이 7일 보도했다.
니카라과 중앙선거위원회는 98.76%의 개표 결과 FSLN이 선거구 153곳 중 135곳에서 시장을 배출했다고 밝혔다. FSLN은 전체 유효표 중 68.23%인 132만1000여명의 지지를 받았다. 투표에는 전체 등록 유권자의 51%가 참여했다.
제1야당인 자유헌법당(PLC)은 31만5000여표를 얻어 선거구 11곳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자유시민당과 자유민족동맹은 각각 6곳과 1곳에서 이겼다.
선거 다음날인 6일 현지에서는 정부 지지자 및 경찰과 반대파 간에 충돌이 빚어져 7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다쳤다고 니카라과 인권센터가 발표했다. 충돌은 북동부 도시 푸에르토카베사스와 북부 히노테가주, 남부 리오산후안주 등지에서 발생했다.
푸에르토카베사스 토착 정치조직은 정부가 자신들을 현지 권력에서 몰아내려 하고 있다며 무력시위를 벌였다고 dpa통신이 전했다. 마르크스주의 게릴라 출신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아내 로사리오 무리요 부통령 후보와 함께 대선에 출마해 4선에 성공했다. 오르테가는 자신이 몰아낸 독재정권을 닮아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동안 좌파 정치세력이 주축이었던 중남미에서 최근 경제위기와 부패 스캔들이 잇따르며 우파나 중도 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브라질에서는 좌파 게릴라 출신인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당했고, 페루에서는 중도우파 성향의 민중권력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다. 2019년 대선이 예정된 볼리비아에서는 좌파 성향의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지난해 2월 개헌에 실패하며 4선 도전에 차질을 빚고 있다. 2015년 말에는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우파 성향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이 당선됐고, 베네수엘라 총선에서 좌파 여당이 중도보수 야당 민주연합회의에 완패하며 16년 만에 다수당 지위를 잃었다.강창욱 기자 kcw@kmib.co.kr
아직 건재한 중미 좌파… 니카라과 좌파 여당 지방선거 압승
입력 2017-11-09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