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고다이라를 이길수 있을까.
‘빙속 여제’ 이상화가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월드컵 대회에 출전하면서 동계올림픽 3연패를 위한 여정에 나선다. 특히 이상화가 최근 1년간 월드컵 및 각종 대회에서 번번히 자신의 정상 등극을 가로막은 일본의 숙적 고다이라 나오를 누르고 확고부동한 여제 위상을 찾을지가 최대 관심거리다.
이상화는 오는 11일(한국시간)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제1차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대회 여자 500m 레이스에 출격한다.
이번 1차 월드컵을 포함, 4차 대회까지의 결과를 종합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권이 부여된다.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어 사실상의 ‘올림픽 예선전’이다. 8일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따르면 “한 종목에 국가별 최대 3명이 출전 가능하다. 여자 500m는 이를 넘는 4명이 국가대표로 선발돼 월드컵에 나선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0 밴쿠버·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500m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 최고 선수로 발돋움한 이상화의 목표는 단순한 올림픽 진출권 확보가 아니다. 90여일 앞으로 다가온 올림픽을 앞두고 최대 경쟁자인 고다이라와의 맞대결에서 이기면서 평창올림픽에 대한 자신감을 찾는 것이 더욱 중요한 과제다.
빙속 단거리 분야에서 소치동계올림픽까지가 명실상부한 이상화의 시대였다면 고다이라는 이후 떠오른 세계적 강호다. 소치동계올림픽 5위에 머물렀던 고다이라는 2년간 빙상 강국인 네덜란드에 유학하면서 기량을 끌어 올렸다. 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총 3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네덜란드 마리안네 팀머 코치의 도움을 받아 자세부터 시작, 기술적인 면에서 성장했다.
괄목상대한 고다이라는 지난해말부터 출전한 6차례의 ISU 월드컵 500m 레이스에서 모두 우승하며 현재 이 종목 세계 1위에 올랐다.
일본 언론들도 고다이라가 최초의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가 될 것이라고 한껏 기대 중이다. 스포츠전문지인 닛칸스포츠는 최근 “국내외 주요 대회를 휩쓸고 있는 고다이라에게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상화는 어느새 도전자의 위치가 되고 말았다. 이상화는 지난 2월 강원도 강릉에서 열린 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와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모두 고다이라에 밀려 2위에 그쳤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 때문이기는 하지만 여제의 자존심에 상처가 날 법한 상황이었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의 기록도 고다이라가 좋다. 이상화는 지난달 국내 선발전에서 38초52와 38초23을 기록했는데, 고다이라는 37초25의 일본 국내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하지만 최근 이상화는 “부상당한 무릎에 대한 치료와 재활을 병행해 이제는 괜찮아졌다”며 재기를 다짐했다. 월드컵과 올림픽에서 건강한 이상화와 고다이라의 진검승부는 동계스포츠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라이벌 日 고다이라와 ‘평창 전초전’… 이상화, 이상무!
입력 2017-11-09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