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가계대출 6.8조↑… 증가폭 올 최대

입력 2017-11-08 18:39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6조8000억원 늘어나 올 들어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주춤했지만 대신 신용대출이 포함된 기타대출이 3조5000억원이나 늘어 월별 집계로는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사상 최장 추석 연휴로 인한 소비 수요 확대가 가계의 빚을 촉발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신용대출도 매달 1조원 안팎으로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3조3000억원,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상업용부동산대출 등이 모두 포함된 기타대출은 3조5000억원 증가했다. 10월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이 4000여 가구에 그치는 등 부동산시장은 얼어붙은 모습이다. 주택대출은 8·2 대책 이전부터 확정된 집단대출 위주로 진행되는 등 사실상 정체되는 흐름이다.

문제는 기타대출이다. 10월 증가폭이 3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던 8월 3조4000억원 증가 기록을 두 달 만에 또 깼다. 한은 관계자는 “최장기 추석 연휴에 따른 소비성 자금 수요가 커진 탓”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의 신용대출이 증가한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주택대출이 기타대출로 이전되는 ‘풍선효과’ 아니냐는 질문에 한은 측은 “주택자금을 메우려면 건당 신용대출액이 폭증해야 하는데 아직 그런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며 “연말까지 추세를 지켜봐야 한다”고 답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포함된 인터넷은행 신용대출은 9월 1조원 늘어난 데 이어 10월에도 8000억원 증가했다.

금융 당국은 은행 가계대출 이외에 비은행권 대출 증가분 속보치를 합쳐 10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10조원 늘어났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를 가계부채 폭증기인 지난해 증가액 13조9000억원과 비교해 “전년 동월 대비 줄어든 것으로 안정적 증가세를 유지한 것”이라고 자체 평가했다. 신용대출의 급작스러운 팽창에 대해선 “금융회사 자체적인 가계대출 관리계획 이행 여부를 집중 점검해 연말에 늘어날 수 있는 증가세를 관리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