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면서 늦은 밤 퇴근시간 골목길 인적이 뜸해 불안했는데 ‘우리동네 무술보안관’들이 귀갓길을 지켜줘 안심이 됩니다.”
경기도 고양시 행신동의 여성 직장인 A씨(29)는 언제부턴가 늦은 밤 귀갓길이 편안해졌다고 한다. 무술 유단자들로 구성된 지킴이들이 곁에서 지켜주기 때문이다.
8일 고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행신3파출소는 전국 최초로 ‘우리동네 무술보안관’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역의 체육관 사범이나 무술 유단자 등이 참여한 무술보안관이 밤늦은 시간에 귀가하는 여성과 청소년의 무사 귀가를 돕는 동행 서비스다. 처음 36명으로 시작했던 무술보안관은 이제 160여명으로 늘었다.
이 서비스를 처음 기획했던 행신3파출소 이원배(54·경위) 3팀장은 “긴급상황 발생 시 즉각조치가 가능한 무도인들이 참여하면 여성과 청소년들이 안전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 서비스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무술보안관을 활용한 이 서비스는 지난달까지 500건 넘게 활용되며 주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마을에선 단 1건의 강력범죄도 발생하지 않았다. 호응이 이어지자 고양경찰서는 지난 6월 우리동네 무술보안관 연합단 발대식을 갖고 행신·원당 지구대 등 전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무술보안관으로 활동하는 고려대체육관 노영석(46·태권도 8단) 관장은 “나 자신만을 단련하는 무도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한 무도로 승화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남성들만 동행하면 오히려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함께 무술보안관으로 활동 중인 주부 문정은(50)씨는 “작은 도움이지만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점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고양=김연균 기자 ykkim@kmib.co.kr
우리동네 무술 보안관 “여성 안심귀가 걱정 마세요”
입력 2017-11-08 19:49 수정 2017-11-08 2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