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11월 11일 밤 전북 이리역은 아비규환이었다. 다이너마이트 30t, 800상자를 싣고 인천에서 광주로 가던 화물열차가 폭발한 것이다. 깊이 15m 직경 30m가 넘는 웅덩이가 파였고 59명이 숨지는 등 1402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국군광주통합병원 군의관이던 윤장현(사진) 광주광역시장은 중환자실에서 당직을 서다가 TV로 소식을 접했다. 지휘관인 병원장 허락을 받으려 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 당직사령은 명령 없는 출동은 ‘탈영’이라고 만류했지만 그는 비상소집한 위생병과 간호부사관 등 20여명을 데리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는 남성고 강당에 천막 진료소를 세우고 3개월간 밤낮없이 환자를 돌봤다. 군인 신분으로는 결코 쉽지 않았던 ‘선조치 후보고’로 많은 생명을 구한 것이다.
오는 11일 ‘이리역 폭발사고 40주기’ 추모행사에서 윤 시장은 익산시의 명예시민증을 받는다. 이리라는 지명이 익산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행사 추진위는 최근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에서 당시 의료진을 이끌고 가장 먼저 온 40년 전 군의관이 윤 시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윤 시장은 “40년 전으로 돌아가더라도 분명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윤장현 광주광역시장 명예 익산시민증 받아
입력 2017-11-08 1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