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리무진 ‘비스트’ 화학무기 공격도 방어

입력 2017-11-07 22:0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탑승한 전용 리무진 ‘캐딜락 원’이 7일 청와대 경내로 들어서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같은 번호판 단 두 대 운행
트럼프 탄 차 알기 어려워
전용헬기 ‘마린 원’도 운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미군기지에서 청와대까지 타고 이동한 전용 리무진은 ‘캐딜락 원’이다. 육중한 외관 때문에 ‘비스트(Beast·야수)’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비스트는 미국 GM사가 제작한 ‘캐딜락 프레지덴셜 리무진’으로 미국 대통령만을 위해 개발된 모델이다. 길이는 5.4m가 넘고, 무게는 8t에 달한다. 문짝 두께는 20㎝이고, 방탄유리 두께는 13㎝다. 총알은 물론 로켓 공격과 폭탄, 화학무기의 공격도 방어해낼 수 있다.

미국 대통령의 지상 이동 시 같은 번호판을 단 두 대의 비스트가 항상 함께 이동하는데, 쌍둥이 차량 가운데 어느 차에 대통령이 탔는지는 경호원 중에서도 극소수만 알고 있다고 한다. 이날도 두 대의 비스트가 ‘800 002’ 번호판을 달고 나란히 서울시내를 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쓰던 차량을 이어받아 사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비스트는 제작 중이며, 내년 초 제작 완료될 예정이다.

‘마린 원’은 미국 대통령이 탑승하는 전용헬기다. 해병대 1호기라는 뜻이다. 미국은 시콜스키사가 제작한 대형 헬기 VH-3D(Sea King) 11대와 소형 헬기 VH-60N(나이트호크) 9대 등을 운용 중이다. 22m 길이인 마린 원의 최대 속도는 시속 240㎞이며, 엔진도 3대가 탑재돼 하나가 파손돼도 비행에 지장이 없다. 또 대공미사일 경보시스템과 대탄도탄 방어체계를 갖췄다. 미국 대통령의 외국 방문에는 프로펠러와 동체 일부를 분해해 대형 수송기로 먼저 이송한 다음 재조립해 운용하며, 비스트와 마찬가지로 2대가 동시에 비행한다.

‘에어포스 원’은 미국 대통령이 탑승했을 때 사용되는 콜사인(항공교신 호출부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타고 온 에어포스 원은 보잉 747-200B 여객기를 개조한 기체로 암호화 통신장비와 화상회의 시스템, 대공미사일 회피 기능, EMP(전자기파) 방해를 막는 장비도 탑재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쟁이나 테러 위협 시 대통령이 하늘에서 비상작전을 지휘할 수 있어 ‘하늘의 백악관’으로 불린다. 내부에는 회의실과 침실, 샤워시설, 수술이 가능한 의료시설도 갖추고 있으며, 재급유 없이 1만3000여㎞를 비행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는 서울 시내에 있는 한 특급호텔이다. 주위에 높은 건물이 없어 경호가 용이하고, 용산 미군기지와의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다. 부시 전 대통령 부자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오바마 전 대통령 등이 방한할 때도 이 호텔에 숙박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