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모든 투덜거림에
답할 필요는 없다” 일갈
이상돈 “국민의당은 이미
심정적으로 쪼개졌다”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의 탈당으로 충격을 받은 국민의당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안철수(사진) 대표와 호남 중진들은 공개 설전을 벌이는 중이고, ‘당이 심정적으로 이미 쪼개졌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안 대표는 7일 귀국 전 취재진과 만나 “모든 투덜거림에 답할 필요는 없다”며 바른정당 분당으로 인한 책임론을 일축했다. 그는 ‘정계개편 파고로 당의 입지와 위상이 불안해졌다’는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안 대표는 “당과 국가를 위한 것이면 귀를 기울이겠지만 분란에 대해선 그렇게 대처하지 않겠다”며 당 분열 조짐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국민의당을 겨냥한 통합 논의가 제기되는 데 대해선 “낡은 정치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연정과 관련한 제안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 한 사람밖에 없다”며 “대통령과 직접 얘기하지 않는 한 어떤 비공식적 흘리기에도 흔들릴 국민의당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논쟁을 촉발한 유성엽 의원은 이날도 “‘당에 있기 불편하면 나가라’는 말을 듣고 경악했다. 아직 당을 이끌 자격이 부족하다”고 안 대표를 재차 공격했다. 유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치적 이합집산이나 도모하고 있는 것”이라며 안 대표의 중도통합론을 정치공학으로 평가절하했다. 이어 “유력인사를 한사람이라도 더 불러와야 할 터인데 ‘하는 꼴이 딱 초딩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도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이 참여하는 메신저방에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사람은 죄인’ ‘지금이라도 당의 미래를 위한 중대결단이 필요하다’ 등의 발언으로 안 대표를 압박했다.
두 사람의 대리전은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 지역위원장 일괄사퇴 등을 둘러싸고 불거진 당 지도부와 호남계 중진들의 노선 투쟁에 가깝다. 이상돈 의원은 “국민의당은 이미 심정적으로 쪼개졌다. 진작부터 (분당의 기류가) 있었고, 이제 바깥으로 표출돼 회복이 어려운 단계”라고 평가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내분 깊어지는 국민의당… 결국 쪼개지나
입력 2017-11-08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