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매우 중요한 국가… 코리아 패싱 없다”

입력 2017-11-07 19:04 수정 2017-11-08 00:03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오후 경기도 평택 주한미군 기지 '캠프 험프리스'에서 한·미 양국 장병들과의 오찬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25년 만에 국빈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을 미군기지에서 직접 맞았다. 평택=이병주 기자

한·미 정상회담

미사일 탄두 중량 해제
美 첨단 무기 도입 협상 개시 합의
靑 관계자 “시간이 걸릴 것”

文 대통령 “방위비 합리적 분담
FTA 관련 협의 신속히 추진”

트럼프 “한국, 수십억 달러
장비 주문할 것… 이미 승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은 굉장히 중요한 국가다. 한국을 건너뛰는 일은 없을 것(There will be no skipping South Korea)”이라며 이른바 ‘코리아 패싱’ 논란을 일축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취임 후 세 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및 통상문제, 미국산 첨단무기 수입 등 양국 간 현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25년 만에 국빈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코리아 패싱’ 우려를 묻는 질문에 “그 부분은 바로 말씀드릴 수 있다. 대통령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과도 굉장히 큰 우애를 형성할 수 있었다”면서 “이 분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고, 이 분들도 저희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또 회담에서 미사일 탄두중량 해제에 최종 합의하고 미국의 첨단무기 구입을 위한 협상도 즉각 개시키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은 이날 한국의 미사일 탄두중량 제한을 완전히 해제하는 내용의 ‘2017 개정 미사일지침’을 채택했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자체 방위력 증강을 위한 협력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이를 위해 양 정상은 한국의 미사일 탄두중량 제한을 완전히 폐지하는 데 최종 합의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국의 최첨단 군사정찰자산 획득과 개발을 위한 협의도 즉시 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핵추진잠수함, 최첨단 정찰자산과 관련해 미국과 추후 협의를 계속할 예정”이라며 “이 두 가지는 문재인정부에서 시작된 새로운 무기 획득 프로세스”라고 설명했다. 양국은 핵추진잠수함과 정찰자산의 공동개발 또는 구입 가능성을 동시에 검토,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한국 측에서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장비를 주문할 것이고, 이미 승인이 난 부분도 있다”고 직접 밝혔다.

두 정상은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통상 문제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저는 한·미가 앞으로도 합리적 수준의 방위비를 분담함으로써 동맹의 연합방위태세와 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한·미동맹의 한 축이 경제협력이라는 것을 재확인했다”며 “자유롭고 공정하며 균형적인 무역의 혜택을 함께 누리기 위해 한·미 FTA 관련 협의를 신속하게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 대해 “우리는 함께 북한의 위협적 행동에 맞설 것”이라며 “미국은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해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방위적 능력을 사용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도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 방문으로 공식일정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직접 캠프 험프리스를 찾아 트럼프 대통령 및 양국 장병들과 오찬을 함께하는 파격 영접을 선보였다.

글=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