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사라”… 트럼프, 회담 모두발언부터 통상 압박

입력 2017-11-07 18:03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청와대 본관 집현실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하기 전 밝은 표정으로 악수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세 번째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양국 현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했다. 북핵 억지력을 위한 한·미 연합 방위태세 강화 문제와 이에 따른 첨단 무기 수입 문제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기 구입으로) 미국의 무역적자가 해소되길 바란다. 무역적자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통상 문제를 거듭 거론했다.

양 정상은 7일 청와대 본관에서 정상끼리의 단독 정상회담과 참모진이 참여한 확대 정상회담을 잇달아 개최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내일(8일) 대통령 당선 1주년을 축하드린다”며 “취임하신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대통령께서 공약하셨던 위대한 미국 건설에 많은 성과를 내신 걸 축하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은 활짝 웃으며 미소로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적으로도 북핵 문제를 최우선으로 삼아 국제 공조를 이끌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통상 문제를 강조했다. 또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북한 문제는 우리가 가장 중심에 놓고 해야 할 논의 주제”라며 “이 부분에 대해 성공적인 해결책이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1시간가량 이어진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교역과 통상 문제, 북핵 문제, 한·미동맹 발전 방향 등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북핵 억지력 강화 및 미국의 통상 압박에 대한 대응책으로 미국의 첨단 무기 구입 의사를 거듭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환수를 천명한 상황에서 감시정찰자산, 정밀타격자산, 미사일방어 시스템 등의 구입 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문 대통령이 강조했던 핵추진 잠수함 구입 논의도 이뤄졌다. 백악관은 지난 9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미국산 무기와 장비를 구매하는 것을 개념적으로 승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핵 대응 방안도 논의됐다. 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2375호 도출에 앞장선 데 이어 최근 독자 제재에도 착수했다. 양 정상은 북핵에 대한 고강도 압박을 통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자는 데 입장을 같이했다. 또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도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방한에 앞서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순방의 첫 번째 목표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결의 강화”라면서 “북한 정권을 더욱 고립시켜 전쟁 없이 이 사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었다.

양 정상은 정상회담 종료 후 청와대 경내 녹지원에서 상춘재까지 5분여간 산책하며 우의를 다졌다. 문 대통령은 경내 반송(盤松)을 가리키며 “한겨울에도 나무가 푸르다”고 설명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했다.

양 정상은 이어 김정숙 여사와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환담하고 있던 상춘재에서 합류했다. 김 여사는 멜라니아 여사에게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찾아주셔서 마음을 다해 환영한다”면서 “두 내외분 국빈방문으로 한국의 평화가 증진되고 양국의 신뢰 관계가 더 돈독해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따뜻하게 환대해주셔서 감사하다. 여사님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좋은 대화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