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코스닥에선 쏠쏠한 재미

입력 2017-11-08 05:01

최근 1개월간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수익률 26%
외국인은 19%, 기관은 14%

코스닥, 정부 정책 힙입어 훈풍


최근 코스닥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코스피의 ‘대형주 랠리’에 소외됐던 개인투자자들이 좋은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은 최근 1개월간 코스닥시장 순매수 상위 종목의 수익률에서 외국인과 기관을 앞섰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 등에 힘입어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다만 바이오·제약 등 일부 업종의 쏠림 현상은 주의해야 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지난 6일까지 개인의 코스닥시장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이 기록한 평균 수익률은 26.45%에 이른다. 외국인(19.44%)과 기관(14.26%)보다 높다. 상위 20개 종목으로 넓혀도 개인이 산 종목의 수익률이 16.39%로 외국인(15.32%)과 기관(15.35%)을 앞섰다.

같은 기간 개인들은 코스피시장에선 울상을 지었다.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수익률이 평균 -5.83%였다. 외국인(9.06%)과 기관(14.15%)에 크게 못 미쳤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삼성전자(9.95%) 등을 사들이면서 쏠쏠한 성과를 거뒀다. 반면 개인은 롯데지주(-59.1%) 등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고개를 떨궜다.

대신 개인은 코스닥시장에서 제약·바이오주 투자로 손실을 만회했다. 많이 사들인 10개 종목 중 7개가 제약·바이오 종목이다. 셀트리온(23.24%)을 비롯해 신라젠(80.31%), 앱클론(174.61%) 등이 크게 뛰었다.

코스닥지수의 최근 1개월간 상승률은 7.1%로 코스피지수(4.6%)보다 높다. 기업 실적과 한·중 관계가 개선되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코스닥시장의 상승세가 내년까지 계속된다고 본다. 하나금융투자 김용구 연구원은 “정부의 내수 활성화 및 혁신성장 정책 효과가 내년부터 발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한국거래소 정지원 신임 이사장도 코스닥 활성화에 전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정 이사장은 취임식 당일인 지난 3일 코스닥시장본부 간부들과 만찬을 가졌고, 7일에는 과거와 달리 코스닥시장본부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금융 당국도 코스닥시장에 세제혜택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코스닥의 ‘업종 쏠림 현상’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닥시장은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8개가 제약·바이오주다. 이 업종에 악재가 발생하면 지수가 크게 출렁일 수밖에 없다. 시가총액 1위 셀트리온의 내년 2월 코스피시장 이전도 변수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전날보다 2.65포인트(0.38%) 내렸다. 701.14로 마감해 700선은 지켰다. 외국인은 1103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피지수는 기관과 개인의 매도세에 이틀 연속 하락하며 2545.44로 마감했다.

글=나성원 기자 naa@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