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고생 상당수가 교과서나 신문기사 수준의 문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7일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일본 국립정보학연구소 아라이 노리코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7월까지 전국 중·고생 2만4000명을 대상으로 ‘읽기 능력 테스트’를 실시했다. 교과서와 신문기사의 문장을 읽게 한 뒤 의미나 구조를 이해하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테스트였다.
결과는 심각했다. “메이저리그 선수 중 28%가 미국 이외 지역 출신이고, 이들의 출신국을 보면 도미니카공화국이 35%로 가장 많다”는 문장을 제시하고 내용에 맞는 그래프를 4개 중에서 고르라는 질문에 중학생의 12%만 답을 맞혔다. 고교생의 정답률도 28%에 그쳤다. 메이저리그 선수의 72%가 미국 출신임을 나타내는 그래프는 단 하나뿐이었는데 이를 고른 학생이 많지 않았던 것이다.
비슷한 문장을 비교하는 문제에서도 오답이 많았다. “막부(무사정권)는 1639년 포르투갈인을 추방하고 다이묘(봉건영주)에는 연안 경비를 명령했다”와 “1639년 포르투갈인은 추방되고 막부는 다이묘로부터 연안 경비를 명령받았다”가 같은 뜻인지를 묻는 문제였다. 두 문장에서 막부와 다이묘의 관계가 바뀌어 있으므로 정답은 ‘다르다’였지만 중학생의 42%, 고교생의 27%가 ‘같다’고 답했다.
“Alex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쓰이는 이름으로, 여성 이름 Alexandra의 애칭이면서 남자 이름 Alexander의 애칭이기도 하다”는 문장을 보여주고 Alexandra의 별명을 묻는 질문도 있었다. 정답 Alex를 고른 중학생은 38%, 고교생은 65%였다.
독서를 좋아하는지 여부와 일일 공부시간, 스마트폰 이용 시간도 함께 조사됐지만 독해력과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가계소득이 낮아 취학 지원을 받는 학생 비중이 높은 학교일수록 학생의 정답률이 낮았다. 조사를 진행한 아라이 교수는 “기초적인 독해력이 없이 이대로 어른이 되면 운전면허나 업무에 필요한 자격증을 따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천지우 기자
“신문 기사 이해 못해”… 日 중고생 문해력 심각
입력 2017-11-07 1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