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수사·재판 방해’ 장호중 등 4명 구속

입력 2017-11-07 19:11 수정 2017-11-07 23:21
박근혜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재판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장호중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 이제영 대전고검 검사,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 고일현 전 국정원 종합분석국장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판사는 7일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같은 혐의로 문정욱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과 김진홍 전 심리전단장도 구속됐다.

이들은 2013년 댓글 사건 당시 국정원이 수사와 재판을 방해하기 위해 조직한 ‘현안 태스크포스(TF)’의 일원으로 압수수색에 대비해 가짜 사무실을 급조하고 수사·재판 과정에서 심리전단 직원들에게 허위 진술·증언을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상납한 혐의로 8일 소환조사가 예정된 남재준 당시 국정원장을 별도로 불러 이 같은 조직적 사법방해 행위에 청와대가 관여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신병을 확보한 장 검사장 등을 상대로 사실 관계 등을 보완 수사할 계획이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전날 같은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전 자살한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의 시신을 부검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인에 다툼의 여지가 없고, 유족들도 부검을 원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변 검사는 유서도 따로 남기지 않았다. 변 검사는 투신 직전 가족과 지인들에게 억울함을 토로하진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언론 보도와 달리 변 검사의 휴대전화에도 심경을 비관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변 검사의 변호인은 경찰 조사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앞두고 있어 심적 부담이 상당했겠지만, 특별한 내색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변 검사는 전날 오후 1시쯤 부인, 친구와 함께 서울 서초구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을 찾았다. 약 한 시간 뒤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자리를 비운 뒤 투신했다. 변 검사가 5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화장실을 찾은 변호인이 투신 사실을 알게 됐다.신훈 손재호 기자 zorb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