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쥐도 규칙 정해 ‘사회적 행동’ 첫 확인… 장기적 이익 추구

생쥐도 장기적인 이익을 위해 질서와 규칙을 만들어 지키는 ‘사회적 행동’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처음으로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인지및사회성연구단 신희섭 단장 연구팀이 생쥐 실험에서 이 같은 행동 패턴을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생쥐와 같은 설치류 실험동물에서 이러한 행동 패턴이 관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한 쌍의 생쥐가 뇌 자극 쾌감을 얻기 위해 갈등을 겪도록 실험을 설계했다. 특수한 우리 가운데 구역에 생쥐를 넣고 좌우로 보상구역을 마련했다. 보상구역에 조명이 켜졌을 때 생쥐가 들어가면 5초간 쾌감 자극을 줬다. 단 다른 생쥐가 보상구역에 따라 들어가면 자극을 멈췄다.

생쥐들은 쾌감을 얻기 위해 두 곳의 보상구역을 서로 나누어 맡는 행동을 보였다. 예컨대 생쥐 A가 왼쪽 보상구역에서 쾌감을 받을 때, 생쥐 B는 기다렸다가 오른쪽 보상구역에 조명이 켜지면 오른쪽 구역에 가서 보상을 얻었다. 연구진은 상대방의 보상 기회를 방해하지 않고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행동 패턴을 ‘사회적 규칙’이라고 봤다. 실험생쥐 19쌍(38마리) 중 23마리가 훈련을 통해 이 같은 사회적 규칙을 세우고 지켰다.

신 단장은 “규칙을 무시하는 게 단기적으로 자신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데도 장기적으로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방법을 택하는 생쥐의 행동은 인간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온라인에 8일(한국시간) 게재됐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