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민낯] 도전 대신 안주… 직업선택 기준 ‘돈과 안정’
입력 2017-11-07 18:38 수정 2017-11-07 22:04
한국사회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만 13∼29세 청년층의 꿈은 뭘까. 가장 선호하는 직업으로 공무원, 공기업 직원이 꼽혔다. 벤처기업에 들어가거나 창업을 꿈꾸는 이는 드물었다. 수입과 적성을 직업 선택의 기준으로 내세우지만 실상은 안정을 추구할 뿐이다.
바늘구멍을 뚫고 취업을 해도 10명 중 6명은 실직이나 이직 불안감에 시달린다. 불안이 희망을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은 전국 2만5704가구의 13세 이상 가구원 3만9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직업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수입(39.1%)이었다고 7일 밝혔다. 이어 안정성(27.1%), 적성·흥미(17.1%) 순이었다. 다만 중·고등학생은 수입보다 적성과 흥미를 우선순위에 뒀다. 통계청은 매년 사회조사를 하면서 5개 분야를 선정하는데 올해는 복지, 사회참여, 문화·여가, 소득·소비, 노동(직업 인식) 분야가 대상이었다.
원하는 직장과 직업 인식은 큰 괴리를 보였다. 청년층이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 첫 손에 꼽은 곳은 국가기관(25.4%)이다. 2위는 공기업(19.9%)이다. 적성과 흥미를 중요 기준으로 내세운 중·고등학생의 경우 정작 일하고 싶은 곳으로 국가기관을 지목한 답변이 가장 많았다. 대학교 이상 재학자는 국가기관(23.7%)보다 공기업(24.9%)을 더 선호했다. 수입은 공무원보다 많으면서, 직업의 안정성은 공무원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반면 기회 대비 위험이 큰 벤처기업(2.9%)이나 중소기업(3.7%)을 바라는 청년들은 적었다. 중·고등학생과 대학교 이상 재학자 모두 창업을 선호하는 비율은 7∼8%대에 불과했다.
또한 취업에 성공해도 불안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을 잃거나 이직해야 한다는 불안감에 시달린다고 응답한 취업자가 60.4%에 달했다. 남성이 느끼는 불안감이 여성보다 더 컸다. 연령별로는 30∼40대의 불안감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일이 가정보다 더 중요하다는 인식은 옅어지고 있다. ‘일이 우선’이라고 응답한 이는 조사 대상 취업자의 43.1%에 머물렀다. 2년 전 조사 때보다 10.6% 포인트 줄었다. 여성 취업의 장애물로는 육아 부담이 1위를 차지했다. 30대는 가장 많이 늘려야 할 공공시설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꼽았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