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e스포츠 압수수색… 전병헌 前 보좌진 3명 체포

입력 2017-11-07 19:11 수정 2017-11-08 00:12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 뉴시스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e스포츠협회에 7일 직원들이 사무실을 분주하게 오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는 이 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금품 로비를 벌였는지 수사하고 있다. 뉴시스
검찰이 전병헌(59·사진) 청와대 정무수석의 옛 보좌진이 롯데홈쇼핑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정황을 포착하고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핵심 인사 주변을 상대로 한 수사는 현 정부 들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는 7일 자금 유용 등 혐의로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해당 협회는 전 수석이 청와대에 오기 전까지 회장을 맡았던 단체다. 검찰은 전 수석이 19대 국회의원 시절 당시 비서관이었던 윤모씨 등 3명의 자택도 함께 압수수색했다. 이들은 모두 현장에서 체포됐다.

검찰은 롯데홈쇼핑이 2015년 한국e스포츠협회에 건넨 3억원의 후원금 일부를 윤씨 등이 협회 사업이 아닌 다른 용도로 자금세탁을 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롯데홈쇼핑 측으로부터 상품권 등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롯데홈쇼핑이 2015년 4월 방송채널 사용 재승인을 받기 전부터 윤씨 등을 상대로 로비를 벌여온 것으로 보고 있다. 3억원대 후원금 역시 재승인을 위한 대가 관계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협회에 후원금이 건너간 시기는 롯데홈쇼핑이 재승인을 받아낸 시기와 겹친다.

조사 결과에 따라 검찰의 칼날이 전 수석을 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 수석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위원으로 활동했다. 홈쇼핑 재승인과 관련해 국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만큼 롯데홈쇼핑 측이 로비에 나섰을 가능성도 높다. 지난해 검찰의 롯데홈쇼핑 재승인 로비 수사 때도 전 수석의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졌지만 당시엔 본격 수사로 이어지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한국e스포츠협회가 롯데홈쇼핑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과정과 협회 자금 횡령 부분 등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며 “자금 흐름을 확인하고 조사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전 수석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심정”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두 줄의 입장문을 통해 “언론에 보도된 롯데홈쇼핑 건과 관련해 어떠한 불법에도 관여한 바 없다”고 밝혔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