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트럼프, 위대한 미국 만들어” 당선 1주년 축하

입력 2017-11-07 18:45 수정 2017-11-08 00:34
청와대가 7일 국빈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를 위해 준비한 만찬 메뉴. 옥수수죽과 고구마 호박범벅, 연근 튀김 등이 담긴 ‘구황작물 소반’, 문 대통령의 고향 경남 거제도에서 공수한 가자미 구이, 산딸기와 바닐라 소스를 얹은 초콜릿 케이크와 수정과 그라니타, 한우갈비 구이와 독도새우 잡채를 곁들인 송이버섯 돌솥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뉴시스

국빈만찬 이모저모

트럼프 “서로 지지… 함께할 것”
고창산 한우갈비 구이가 메인 메뉴

‘We go together’ 새긴 놋수저 선물
독도새우 대접 등에 日 불만 제기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국빈만찬에서 “1년 전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가 지금 위대한 미국을 만들고 있다”며 당선 1주년을 축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계속 서로를 지지하고 함께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청와대는 만찬 테이블에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하는 생선요리인 가자미 구이 등 ‘맞춤형 메뉴’를 내놓았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개최된 국빈만찬에서 “내일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1년이 되는 날”이라며 “어떻게 축하해 드릴까 고민 끝에 한국의 국빈으로 초청해 축하파티를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 내외를 청와대 경내로 모셔 지내다 보니 오랜 벗처럼 막역한 느낌이 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에는 첫 번째 생일을 특별히 축하하는 풍습이 있다”며 건배 제의를 했다. 건배주로는 청주 ‘풍정사계 춘(春)’이 나왔다. 국내 중소 양조업체가 빚은 술이다. 술을 마시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은 콜라로 건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아름다운 나라에서 훌륭한 한국민과 만나게 된 것은 영광”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폭정 대신 자유를 선택한 사회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세계에 상기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정부가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정부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크게 네 가지 메뉴로 이뤄진 코스요리를 준비했다. 애피타이저는 옥수수와 조로 만든 죽, 고구마 호박범벅, 연근 튀김, 상추순 무침으로 이뤄진 ‘구황작물 소반’이었다. 이어 문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거제도에서 공수한 가자미 구이 요리가 동국장 맑은 국과 곁들여 나왔다. 거제도산 가자미는 다른 가자미에 비해 식감이 쫄깃하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백악관 만찬 때 가자미 일종인 ‘도버 솔’ 요리를 대접받은 적이 있다.

청와대는 메인 메뉴로 360년 넘은 씨간장으로 만든 소스를 얹은 전북 고창산 한우갈비 구이를 준비했다. 청와대는 ‘꽃새우’로도 불리는 독도새우를 곁들인 잡채와 네 가지 종류의 토종쌀과 송이버섯으로 돌솥밥을 지어 함께 내놨다. 한우갈비와 새우는 육류를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호가 고려된 것이다.

청와대는 “음식 하나하나에 의미를 담아 우리의 문화를 전하면서도 첫 국빈을 위한 정성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We go together’를 새긴 놋수저와 돌그릇을 트럼프 대통령 내외에게 선물했다.

만찬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초청되고, 독도산 새우가 등장하자 일본은 우리 측에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한국에 외교경로를 통해 우리 입장을 제기했다. 한·미·일 연대에 악영향을 끼치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