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가진 차담회에 ‘곶감 다과’가 올랐다.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직접 만든 곶감이다.
귀한 손님을 맞을 때 직접 차린 음식을 대접해 온 김 여사는 이번에도 실력을 발휘했다. 김 여사는 청와대 경내에 있는 감나무에서 감을 따 관저 처마에 매달아 직접 곶감을 만들었다고 한다. 말린 곶감에 호두를 넣고, 겉에 초콜릿을 발라 마무리했다. 청와대는 지난 4일 김 여사가 감이 주렁주렁 매달린 처마 아래서 신문을 읽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강원도 평창 발왕산에서 자란 수국과 허브를 섞은 홍차도 곶감 다과와 함께 상에 올랐다. 이 홍차 이름은 ‘평창의 고요한 아침’이다. 외국 정상 접대용으로 제조한 차로, 서로 다른 차가 섞여 더 좋은 맛과 향을 풍기는 것처럼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하게 지키자는 뜻이 담겼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홍보하는 효과도 있다. 상 뒤편에는 모란도 병풍이 놓였다. 조선 왕실의 궁중의례 때 쓰이던 소품으로 국빈 방문에 걸맞은 예우를 갖추는 의미가 담겼다.
영부인만의 시간도 마련됐다. 김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는 양국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사이 청와대 본관 1층에 있는 영부인 접견실에서 따로 환담했다. 김 여사는 접견실 옆 무궁화실에 걸려 있는 역대 영부인 사진도 직접 소개했다. 이어 소정원을 함께 걸으며 우의를 다졌다. 두 여사의 만남은 지난 6월 말 백악관 정상회담, 7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이어 세 번째다. 두 사람은 첫 만남 때 백악관 내 만찬장까지 걸어가면서 통역 없이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눈 바 있다.
김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는 녹지원에서 청와대 공식환영식에 참가한 어린이 환영단도 만났다. 서울 용산구 남정초등학교 학생과 미8군·주한미군대사관 직원 자녀들은 양국 국기를 흔들며 환호로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맞은 뒤 녹지원에서 어울려 놀던 중이었다. 두 여사는 어린이들에게 흰색, 빨간색, 파란색이 들어간 목도리를 선물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미국 방문 때 비취색 한복을 입었던 김 여사는 이번엔 아이보리색 긴 재킷을 입었다. 멜라니아 여사는 깃을 세운 짙은 자주색 원피스 차림이었다.
글=권지혜 기자 jhk@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
상춘재 차담회에 김정숙 여사 직접 만든 ‘곶감 다과’
입력 2017-11-07 1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