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直指’의 고장 청주에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들어선다

입력 2017-11-07 21:33
이승훈 청주시장이 지난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39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주시 제공

유네스코 산하 기관인 국제기록유산센터(ICDH)가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이하 직지)의 고장 충북 청주에 들어선다.

청주시와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39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ICDH를 청주에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ICDH는 세계기록유산의 보존 및 접근 정책 연구·개발, 개발도상국 중심 국가별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수행, 세계기록유산 사업 및 성과에 대한 홍보, 세계기록유산 등재 후 관리 등 세계기록유산사업 지원 등을 담당하게 될 기관이다. ICDH는 특수법인 형태의 국제기구로 법적 지위를 얻게 된다.

시는 내년 2월 유네스코와 한국 정부 간 협정이 체결되면 국가기록원과 설립기획단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어 시는 260억원을 들여 ICDH를 건립하고, 국가기록원은 매년 운영비(5억∼10억원)를 지원하게 된다. 조직은 운영이사회(10명 이내)와 사무국(20명 이내)으로 구성된다. ICDH 부지는 16년 동안 방치됐다가 지난해 철거된 국가정보원 충북지부 건물 부지(6131㎡)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시와 국가기록원은 2016년 세계기록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등과 긴밀히 협조해 ICDH의 한국 유치를 추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가 직지의 본고장이라는 점을 적극 알린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직지는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로 인쇄됐다. 서양의 인쇄 문명을 발달시킨 구텐베르크의 42행 성서보다 78년이나 앞선 것이 인정돼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현재 하권 1권이 유일하게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있다.

이승훈 청주시장은 “ICDH 유치는 정부와 지자체, 국제기구의 성공적 협력 모델”이라며 “직지의 창조적 가치를 국내외에 알리는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도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둘러싸고 각국의 이해관계가 미묘한 상황에서 ICDH 국내 유치는 큰 성과”라며 “ICDH가 향후 본격적으로 운영되면 세계기록유산 사업과 관련해 유네스코 및 회원국과의 유기적 연계는 물론 사안 발생 시 선제적 대응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김유나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