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위한 국빈 만찬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를 초청했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실제 주인공이다.
청와대가 이 할머니를 초청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위안부 피해자 문제 등 한·일 과거사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서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일 역사 문제에 대해 균형 있는 시각을 가져 달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 때 친밀감을 과시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견제하는 의미도 있다. 이 할머니는 2007년 미국 하원이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공식사과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할 때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나가 직접 실상을 증언했다. 2015년 아베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 때도 워싱턴 의회를 찾아 일본의 사과를 촉구하며 시위를 했다.
만찬에는 이 할머니 외에도 한국 측 70여명, 미국 측 50여명 등 내외빈 120여명이 참석했다. 헤드테이블에는 문 대통령 내외와 정세균 국회의장, 이낙연 국무총리, 김명수 대법원장 등 한국 측 인사들과 트럼프 대통령 내외,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등이 자리했다.
정계에서는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들이 참석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참석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독일 방문 일정을 마치고 오후 귀국했지만 참석하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박용만 대한상의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을 비롯해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본준 LG그룹 부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한무경 효림그룹 회장이 참석했다.
재계 순위가 70위권인 풍산의 류 회장은 미국 정관계 인사들과 친밀한 ‘미국통’이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인 한무경 회장은 여성 경제인을 대표해 참석했다. 패션모델 한혜진씨, 칸영화제에서 수상한 영화감독 이창동씨와 배우 전도연씨,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아 미국 유학을 떠나는 탈북자 이성주씨 등도 만찬에 초청됐다.
글=문동성 기자, 사진=이병주 기자
국빈만찬 초청된 위안부 피해 할머니… 靑 “중요한 메시지”
입력 2017-11-07 18:36 수정 2017-11-07 2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