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서실을 상대로 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난데없는 ‘주사파 논쟁’이 벌어졌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6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현 정부의 안보·경제 정책을 문제 삼으며 “주사파(주체사상파)와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이 장악한 청와대, 과연 면면과 실력답다”고 공격했다. 이어 “이런 사람들이 청와대에 있으니 인사 참사가 발생하고, 커피와 치맥만 하고 안보와 경제는 못 챙기는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전대협 3기 의장 출신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직격한 것이다.
한국당이 색깔론을 꺼내들자 임 실장과 여당은 발끈했다. 임 실장은 “그게 질의냐, 국민의 대표답지 않은 질의를 했다”고 맞받았다. 그는 “5·6공화국에서 정치군인이 광주를 짓밟고 민주주의를 유린할 때 전 의원이 어떻게 살았는지 살펴보지 않았는데, 전 의원이 말씀하신 정도로 부끄럽게 살지 않았다”며 “전 의원의 말씀에 매우 심한 모욕감을 느끼며 강력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야권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낙마한 7명의 차관급 이상 공직 후보자를 거론하며 현 정부의 인사 문제를 집중 공격했다. 이에 임 실장은 “민정수석실의 업무는 실무적 검증이고, 판단은 인사추천위원회에서, 결정은 최종적으로 인사권자가 하는 것”이라며 “저희가 갖고 있는 시스템이 어떻게 완전하겠는가. 지난번에 말했지만 인사가 참 어렵다”고 했다.
민경욱 한국당 의원은 조현옥 인사수석 등 숙명여고 출신 인사들을 언급하며 숙명여고 출신인 김정숙 여사의 인사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임 실장은 “여사님은 인사에 전혀 개입한 바가 없다”며 “여사님을 이 문제에 끌어들이는 것에 유감”이라고 했다.
임 실장은 청와대의 고위공직후보자 인사 검증과 관련한 160개 항목의 ‘체크리스트’ 공개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임 실장은 “체크리스트를 공개해서 후보자로 추천된 분이 스스로 검증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생각에 공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사와 관련해 국가정보원의 ‘존안자료’는 현재도 작성하거나 참고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임 실장은 내년 지방선거 출마설에는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여야는 조국 민정수석의 국정감사 불출석을 놓고도 공방을 주고받았다. 한국당은 조 수석의 불출석을 “국회를 멸시하고, 국민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여당은 “지난 9년간 단 한 차례도 민정수석을 국회에 부르지 못했는데, (야당 태도는) ‘내로남불’의 끝판”이라고 반박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흥진호 나포 사태와 관련해 “어선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모든 어선에 강제로 밀봉·부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임 실장은 “(흥진호가) 북한 경비정에 나포되기 전 북한 어선과 충돌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북한 어선에 의해 신고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상붕 청와대 경호처 차장은 2014년 세월호 사건 발생 당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행적과 관련된 ‘7시간30분’ 동안 외부인사의 청와대 출입은 없었다고 밝혔다.
글=최승욱 신재희 기자applesu@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전희경 “주사파, 안보·경제 못 챙겨”- 임종석 “심한 모욕감 느낀다”
입력 2017-11-07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