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관계가 해빙기를 맞으면서 ‘사드 갈등’으로 위축됐던 중국 관련 소비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 정상회담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광군제)를 앞두고 화장품, 면세점 등 중국 소비주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본다. 반면 해당 업종의 상승폭은 제한적이며 회복세가 더딜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는 지난달 31일 한·중 관계 개선 관련 양국 간 협의로 사실상 중국의 ‘사드 보복’이 끝났다고 본다. 이미 해빙 무드를 타면서 중국 소비 관련 업종은 지난달 초부터 회복세를 탔다. 6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화장품, 면세점, 식품·음료, 자동차 업종 등은 지난달에 0.6∼9.7%의 상승률을 보였다. 전체 영업이익의 90%가 면세점에서 나오는 호텔신라의 경우 지난달 26일부터 주식거래가 있은 8거래일 가운데 6거래일 동안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오는 11일에 있을 중국의 광군제는 기대감을 더 높인다. 시장에서는 중국 소비 관련 업종의 추가 상승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광군제 당일에 알리바바 매출이 지난해보다 24% 증가한 25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에 따라 한국의 화장품, 백화점, 면세점, 온라인쇼핑몰 등이 프로모션을 확대 중이다. 해당 업종들의 경쟁력 개선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을 경계하는 의견도 만만찮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관광객 증가로 화장품과 면세점 업종은 수혜를 볼 것”이라면서도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메이저 브랜드업체의 경우 주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중 관계가 좋지 않았을 때에도 한국산 화장품이 중국시장에서 점유율 1위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내 화장품 업체의 매출 감소는 근본적으로 중국의 소비패턴 변화 등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사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과 중국이 사드 문제를 해소하기보다 단순히 묻어둔 것이기 때문에 피해 업종은 내년 상반기까지 느리게 회복될 것”이라며 “해당 업종의 단기간 상승을 기대한 투자자들은 피로감에 매도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코스피지수는 6일 8.56포인트 내린 2549.41로 장을 마쳤다. 개인이 1814억원, 외국인이 1453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와 달리 기관은 3682억원을 순매도했다. 원·달러 환율은 1.2원 오른 1115.0원에 마감하며 6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광군제 앞두고 설레는 중국소비株
입력 2017-11-07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