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의 해… 정규·한국시리즈 통합우승에 사상 처음으로 통합 MVP 등극

입력 2017-11-06 18:22 수정 2017-11-06 21:25
KIA 타이거즈 토종 에이스 양현종이 6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서울 코엑스 하모니볼룸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에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양현종은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MVP를 동시에 석권하는 영광을 안았다. 뉴시스
신인왕에 선정된 넥센 히어로즈 이정후. 고졸 신인인 이정후는 기자단 107명 중 98명이 1위로 뽑은 압도적 신인왕이 됐다. 뉴시스
“올 시즌 정말 꿈같은 한 해를 보냈는데 이 꿈에서 깨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하모니볼룸에서 개최한 2017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 주인공은 단연 양현종(KIA 타이거즈)이다. 양현종은 이날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됨으로써 프로야구 36년 사상 최초로 정규리그·한국시리즈 MVP를 동시 석권했다. 소감대로 올 한해 양현종의 꿈은 현실이 됐다. 신인상은 이정후(넥센 히어로즈)가 수상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양현종은 856점 만점에 656점을 획득, MVP의 영예를 차지했다. 정규시즌 종료 직후 총 107명의 기자단이 투표를 통해 수상자를 선정했다.

양현종은 올 시즌 31경기에 나서 193⅓이닝을 던지며 20승 6패 평균자책점 3.44의 빼어난 성적으로 1995년 LG 트윈스 이상훈 이후 22년 만의 토종 선발 20승을 달성했다.

양현종은 수상 후 우선 “고생하신 부모님과 애들 키우느라 힘들어한 아내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양현종은 이어 팬들에게 “다른 팀 유니폼을 입는다는 상상도 했지만 어울리지도 않을 거 같다. 내년에도 우승을 위해서 KIA에 남고 싶다”며 팀 잔류를 약속했다. 지난해 12월 양현종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1년 총액 22억5000만원의 계약을 KIA와 맺었다.

신인상은 이변 없이 이종범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아들인 이정후에게 돌아갔다. 이정후는 535점 만점에 503점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신인왕의 기쁨을 누렸다. 이정후는 올해 고졸 신인 최초 전 경기(144경기) 출장 기록을 비롯, 역대 신인 최다 안타(179안타) 및 최다 득점(111득점) 기록을 다시 썼다. 이런 활약으로 투표인단 전원에게 1위로 지명되는 만장일치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는 웃음과 눈물을 자아내는 각종 수상 소감들이 나와 화제를 모았다. 이정후는 “아버지는 경기를 뛰어야 해서 어린 시절 추억이 없었다. 그 시간을 채워주신 어머니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시상식에 온 이정후 어머니는 아들의 소감에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이어 이달 중순 열리는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대표팀에 함께 승선한 아버지에게 유쾌한 민원을 제기해 시상식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정후는 “전날 첫 훈련 직후 형들에게 ‘템포가 너무 빨라 스프링캠프에 온줄 알았다’는 불만을 들었다. 펑고 좀 천천히 쳐주세요”라고 애교섞인 항의를 했다.

세이브상을 받은 손승락(롯데 자이언츠)은 “내가 조금 저물지 않나 생각들을 하는데 정말 어금니 부서지도록 노력한 결과가 나온 것 같아 감동이 두 배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다안타상을 받은 손아섭(롯데)은 미국프로야구(MLB) 진출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들리는 얘기는 없다. 하늘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도루상을 받은 박해민은 2010년생 늦둥이 여동생과 단상에 함께 올라 눈길을 모았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