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등 9명 한국당行
바른정당 공중분해 위기
민주 121·한국당 116석
야권發 정계개편 신호탄
바른정당 보수통합파 의원 9명이 6일 “문재인정부의 국정 폭주를 막기 위해 보수 대통합을 이뤄내야 한다”며 바른정당 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8일 탈당계를 공식 제출한 뒤 9일 한국당에 입당하기로 했다. 원내 교섭단체 기준인 의석수 20석의 바른정당은 이들의 탈당으로 창당 288일 만에 원내 교섭단체 지위를 잃게 됐다. 국회도 더불어민주당(121석)과 자유한국당(116석), 국민의당(40석)의 3당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김무성 강길부 주호영 김영우 김용태 이종구 황영철 정양석 홍철호(선수 및 가나다순) 의원 등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 9명은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탈당 선언이 담긴 보수통합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문재인정부 포퓰리즘 폭주와 안보위기 속에서 이제 보수 대통합은 피할 수 없는 역사적 책무가 됐다”며 “작은 생각의 차이나 과거의 허물을 묻고 따지기에는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이 너무나 위중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8일 원외 당협위원장 40여명과 함께 탈당계를 제출한 뒤 9일 한국당에 입당할 예정이다. 다만 전당대회 관리 책임을 맡은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13일 바른정당 전당대회 이후 탈당과 한국당 입당에 동참키로 했다.
이들의 한국당 복당은 지난 5월 김성태 의원 등 13명 복당 이후 두 번째다. 이로써 지난 1월 24일 국회의원 33명이 개혁보수를 표방하며 창당한 바른정당에는 11명의 자강파 의원만 남게 됐다. 김무성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대선 후보로 내세워 새누리당(한국당 전신)과 결별하려 했지만, 결국 약 10개월 만에 친정으로 복귀하게 됐다.
바른정당은 교섭단체 지위 상실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지급받는 경상보조금이 14억7600여만원에서 6억여원으로 대폭 삭감되고 원내협상 참여 권한을 잃는 등 급격한 위상 추락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바른정당 당권주자였던 박인숙 정운천 의원은 “한국당과의 당당한 당 대 당 통합을 원한다”며 전당대회 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자강파로 분류된 두 사람마저 유승민 하태경 의원 등과 노선 차이를 보임에 따라 바른정당의 공중분해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바른정당 의원들의 탈당은 보수 야당발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통합파 의원들이 합류하면 한국당은 116석으로 민주당의 원내 1당 지위를 위협할 수준이 된다. 바른정당에서 추가 탈당자 6명이 나올 경우 122석으로 원내 1당이 된다. 몸집을 불린 한국당은 문재인정부와 본격적인 노선 투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국민의당이다. 안철수 대표 등 중도통합파와 바른정당 자강파의 선거연대 및 통합이 이뤄질 경우 국민의당은 한국당과 민주당의 양강 구도에서 ‘캐스팅보터’ 역할을 하게 된다. 다만 그 과정에서 안 대표와 갈등을 빚는 호남 중진 의원들이 대거 이탈해 더불어민주당으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이합집산이 시작되고 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이슈분석] 潘해서 나갔다 열달만에 친정으로… 도로 합치는 보수
입력 2017-11-07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