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남성의 흡연율이 2년 만에 증가해 40%대로 회귀했다. 담뱃값 인상 등 정부 금연 정책의 약발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성인 여성의 흡연율과 폭음률은 최근 4년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여성 건강이 위협받는 걸로 나타났다.
6일 질병관리본부의 2016년 국민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9세 이상 성인 흡연율은 전년보다 1.3% 포인트 높아진 23.9%로 집계됐다. 남성 흡연율은 40.7%였다. 2015년 1월 담뱃값 대폭 인상 효과로 그해 처음 30%대(39.4%)로 떨어졌다가 다시 증가했다.
성인 여성 흡연율은 6.4%로 2013년 이후 가장 높았다. 특히 19∼39세 젊은 여성의 흡연율이 7.4%로 40세 이상(5.3%)을 앞섰다.
여성의 음주습관도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남성의 월간 음주율(최근 1년간 월 1회 이상 음주)은 지난해 75.3%로 2013년과 같았다. 반면 여성의 월간 음주율은 지난해 48.9%로 2013년보다 3.2% 포인트나 상승했다.
건강에 치명적인 월간 폭음률의 경우 남성은 53.5%로 전년보다 0.7% 포인트 줄었지만 여성은 전년보다 1.7% 포인트 증가해 25.0%를 기록했다. 4명 중 1명은 한 달에 한 번씩 폭음을 한다는 얘기다.
성인 흡연율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담뱃값 인상 효과가 떨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흡연 경고그림이 담뱃값 인상 후 2년이 지난 작년 12월에야 시행되는 등 비가격 금연정책이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여성 흡연과 음주가 늘어나는 것과 관련해선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스트레스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실제 정신건강 척도 평가에서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느끼는 비율은 남성(28.2%)에 비해 여성(30.6%)이 다소 높았다. 우울 장애 유병률도 여성(7.0%)이 남성(4.1%)보다 훨씬 높았다. 반면 ‘자신의 건강상태가 좋다’고 생각하는 여성은 29.8%로 남성(35.0%)보다 적었다.
이밖에 여성 3명 가운데 1명(30.0%)은 비만, 4명 가운데 1명(22.0%)은 고혈압, 5명 가운데 1명(20.2%)은 고지혈증을 앓고 있었다. 글=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담뱃값 인상 약발 떨어졌나… 성인男 흡연율, 도로 40%대
입력 2017-11-07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