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돌발 발언’ 등 변수
文 대통령 ‘개인기’로
설득 땐 예상 밖 성과 가능성
균형외교·3不 원칙 관련
안보정책 시각차 해소 과제
한국이 건설비 90% 이상 부담
평택기지 방문 긍정 효과 기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오후 세 번째 정상회담에서 강력한 대북 공조 의지를 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대북정책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등 세부 현안에서는 갈등 요인이 적지 않다.
최대 관건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이다. 현재 미국의 대외정책은 행정부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신념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외교수장인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의 발언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뒤집는 일까지 일어날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중에도 양국 외교 당국이 사전 조율한 의제를 무시하고 돌발 발언을 쏟아낼 가능성이 크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관전 포인트는 문 대통령의 ‘개인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이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잘 설득할 수 있다면 예상 밖의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6일 “문 대통령이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편향된 인식을 얼마나 조정할 수 있을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만남보다는 긴장된 분위기에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 총리는 2012년 말 집권하면서부터 미·일동맹 강화, 중국 견제, 군비 증강 등을 핵심으로 하는 군사대국화 노선을 추진해 왔다. 이는 전체적인 미국 대외기조와도 부합하는 것이다. 따라서 아베 총리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도 쉽게 ‘밀월’ 관계를 만들 수 있었다.
반면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정책에서 다소 시각차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도 초강경 대북 경고발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문 대통령은 북한에 도발 자제를 촉구하면서도 향후 남북관계를 고려해 대북 메시지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의 ‘미·중 균형외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3불(不) 원칙’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이 불만을 표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특성상 한·미 정상회담이 어떻게 보이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적극적 지지 발언을 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을 ‘위대한 동맹’이라 언급한 바 있는데 이를 재차 강조토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 FTA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문제 제기는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기애애했던 일본 방문 중에도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에는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인상 문제도 언급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정부는 한국이 건설비 90% 이상을 부담한 경기도 평택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하면 어느 정도 태도가 누그러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글=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북핵 공조 다지며 FTA·방위비 ‘이견’ 좁힌다… 트럼프 방한 관전포인트
입력 2017-11-07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