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부 시절 국가정보원과 공모해 공영방송 장악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김재철 전 MBC 사장이 6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며 던진 첫 마디는 “MBC는 장악될 수도 없고요. 장악할 수도 없는 회삽니다. 그게 문화방송입니다”였다.
자신을 둘러싼 혐의를 부인하며 한 말이었지만 파업 중인 MBC 노조원들은 현장에서 그를 둘러싸고 “김재철 구속”을 외쳤다. 김 전 사장과 MBC 노조원 간에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김 전 사장은 자신이 낙하산 사장이 아닌 MBC 공채기자 출신이라고 강조하며 그간 MBC 정상화를 위해 힘썼다고 했지만 노조원들은 “정상화된 게 이 모습이냐”고 반박했다.
김 전 사장도 물러서지 않았다. “후배님이 잘못 알고 계신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언론 후배들이지 않습니까”라며 의혹을 부인하고 비난을 피하려 했다. 그는 사장 재임 시절 ‘PD수첩’ 등 당시 정부와 여당에 비판적인 방송 프로그램의 방영을 보류하고, 제작자와 진행자를 교체하는 등의 불법 행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사장은 “국정원 담당자로부터 문건을 받은 적도 없고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며 자신을 둘러싼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오히려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국정원 문건을 받았다’는 보도를 거론하며 “김 전 이사장이 문건을 받았다고 하지 않는가. 검찰이 나를 철저히 조사해주길 바란다”고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누가 MBC 기자나 PD 조인트를 까겠냐”며 “MBC는 본부별로 운영되는 체제다 보니 내가 보도국장이나 편성국장에게 특정 기사나 프로그램을 빼라고 지시하는 일은 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다”고 거듭 강변했다.
황인호 기자, 사진= 윤성호 기자
피의자 소환 김재철 전 사장 “MBC는 장악될 수 없는 회사”
입력 2017-11-07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