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문을 앞둔 중국이 스모그 문제로 노심초사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수도를 찾았는데 스모그가 자욱하면 국제적인 망신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트럼프 대통령이 도착하는 8일에는 북풍이 불어 스모그를 밀어낼 전망이지만 중국 정부는 오염 배출원 차단에 올인하고 있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베이징시 당국은 지난주 목요일인 2일 미세먼지 황색경보를 발령하면서 스모그가 6일에 가장 심해졌다가 7일 북풍이 불면서 감소하겠다고 예보했다. 중국 기상청도 8일 북쪽에서 거대한 찬공기가 내려오면서 오염물질을 사라지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10일 중국을 방문한다.
베이징시는 최근 중국 북부 지역에 스모그가 심각해지자 건설공사를 중단시키고, 트럭 등 배기가스 과다 배출차량의 진입을 중단시켰다. 또 바비큐 금지령까지 내리는 등 고강도 스모그 억제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베이징을 둘러싸고 있는 제조업 중심의 허베이성도 공장들에 대해 생산량 추가 감축을 지시했다. 환경보호부는 먼지를 일으키는 공사현장이나 도로 등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대형 행사를 앞두고 고강도 스모그 예방조치를 시행해 왔다. 그러나 철강 공장들은 정부의 할당량을 어기고 제품을 더 많이 생산하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천연가스로 바꾸기로 한 많은 가정에서도 비용 절감을 위해 값싼 석탄을 때고 있다. 이달 초 환경부는 규정을 어기고 석탄 난방을 계속해온 허베이·허난·산시성의 마을 30곳을 적발하기도 했다. 만약 예보와 달리 북풍이 불지 않는다면 트럼프 방중 때 베이징에 짙은 스모그가 깔릴 수도 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베이징 이번엔 ‘트럼프 블루’?… 방중 앞두고 ‘스모그 비상’
입력 2017-11-07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