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수석들 ‘최순실 존재 인정하자’ 의견, 朴 전 대통령이 묵살”

입력 2017-11-07 05:00
안종범

최순실씨의 비선실세 의혹이 불거진 지난해 10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수석비서관들이 대책을 논의할 때 “최씨의 존재를 인정하자”는 의견이 나왔지만 박 전 대통령이 묵살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 심리로 6일 열린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20회 공판에서 안 전 수석은 “김성우 당시 홍보수석이 먼저 ‘비선실세를 인정해야 한다’고 하자 박 전 대통령이 부정적 반응을 보였고, 내가 강하게 말하자 박 전 대통령이 ‘꼭 인정해야 하느냐’고 했다”고 말했다. 당시 배석했던 우 전 수석에 대해서는 “별 말을 하지 않았다”며 “(비선 인정 여부에) 소극적이었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검찰이 “우 전 수석이 재단 관련 법률적 검토를 한 결과 큰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말했느냐”고 묻자 안 전 수석은 “그렇다”고 답했다. 당시 우 전 수석이 검토한 문건에는 최씨가 미르·K스포츠 재단 직원을 뽑고 모금에 관여한 것은 범죄가 되지 않는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재단 돈이 무단으로 사용된 정황이 없기 때문에 횡령죄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